35년 노하우 잡내 없고 담백
인공조미료 안 써 '깊은 맛'
입 까탈스런 고객 단골 만들어
감칠맛 밑반찬도 이 집의 매력

 
옛날 양평장날 큰 가마솥에 돼지 잡뼈와 머리 등을 넣고 하루종일 우려낸 국물에 탁사발 한잔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뚝배기에 머릿고기와 순대를 잔뜩 넣고 뜨거운 국물을 담았다 쏟아내기를 수없이 반복한 뒤 대파와 고추 등의 고명을 올려 내놓는 뜨끈한 순댓국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면 부러울 것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양평은 해장국과 순댓국의 원조로 불릴 만큼 대한민국 특색 음식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아온지 오래다.

하지만 이렇게 순댓국으로 이름난 양평이지만 정작 양평시내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한강순대국'은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어렵게 찾아가 순댓국을 한번 맛보게 되면 모두들 그 맛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시래기 순댓국으로 서민의 애환을 담아내며 35년간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는 '한강순대국'. 서민들뿐만 아니라 남녀 연인들도 이 집 단골들이다.

주인장 김영화(72)씨는 생강과 파 등으로 순댓국 특유의 잡냄새를 없애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내는 노하우를 갖고있어 남녀노소 모두 순댓국을 앞에 두고 폭풍흡입을 할 수밖에 없다.

순대는 돼지고기 부산물을 이용해 만들기때문에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세 변질되고 냄새가 날 우려가 있어 주인장 김영화씨는 직접 재료를 구입해 삶고 자르는 일을 도맡아하며 순대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여기에 대관령 황태덕장처럼 시래기덕장을 마련해 정성을 다해 건조한 시래기를 물에 1~2일동안 담가 놓은 후 삶아 질긴 맛을 없앤다.
 

물론 시래기는 시골 어르신들이 직접 재배한 양평 청정 무농약 시래기를 사용한다. 이런 시래기를 잡채와 선지 등과 버무려 가득 채워낸 순대와 순댓국을 맛본 사람들은 이 집의 충성고객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먹거리, 웰빙음식 등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순댓국 맛집'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손맛, 정성, 청결, 신선한 재료, 친절한 서비스와 함께 음식맛을 내세운 이 집은 입맛이 까탈스럽던 진상(?)고객들도 단골로 만들고 있다.

계절에 맞게 내놓는 양평개군의 특산품인 고들빼기 절임과 풋고추 고추장 절임 등 밑반찬의 환상적인 조화는 한강순대국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으면서 주인장은 때때로 밑반찬 추가 주문을 받지못할 정도라며 행복한 푸념을 한다.

식당을 찾지못해 발길을 되돌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랜 세월 순댓국만을 고수해 온 장인의 정성이 듬뿍 든 구수한 국물, 시래기, 쫄깃한 돼지고기, 속이 꽉찬 순대와 순댓국을 만나면 맛에 반해 이 집을 또 찾게 된다. 순대 국밥은 7천원, 순대 1만원, 머릿고기·내장 1만원, 모듬안주 1만원.

문의:(031)772-1662

양평/서인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