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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공화당 대권 잠룡 중 선두주자로 꼽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9일(현지시간) 포트 리의 시청사를 떠나고 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고의 교통체증 유발 의혹 사건인 이른바 '브리지게이트'가 정치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된 자신의 최고 참모중 한사람을 즉각 해고하는 한편 피해 당사자인 포트 리의 마크 소콜리치 시장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AP=연합뉴스 |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 대권 '잠룡'인 크리스 크리스티(51) 뉴저지 주지사가 이른바 '브리지게이트'로 맞게 된 최악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여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그의 정치생명에 드리운 먹구름은 쉽사리 걷히지 않을 것 같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핵심 참모인 브리짓 앤 켈리가 재선을 지지하지 않은 민주당 소속 시장을 골탕먹이려고 뉴욕시와 뉴저지주 포트 리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 다리에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정황이 전날 공개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크리스티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연루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켈리를 해임했다고 밝히는 등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다. 이번 사태의 피해자 격인 포트 리의 마크 소콜리치 시장을 직접 찾아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기자회견에도 크리스티 주지사가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이날 지적했다.
최대 관건은 미국 법무부가 공권력 남용 여부를 두고 벌이는 수사다. 뉴저지 연방검찰은 연방수사국(FBI) 공직부패 전담반의 도움으로 연방법 위반 소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크리스티 주지사의 개입 증거가 드러날 경우 그는 치명상을 피하기 어렵다고 언론들은 전망했다.
CSM은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과 배치되는 새로운 내용이 하나라도 나오면 만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추가 폭로나 교통체증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사태가 길게는 몇 달을 끌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이번 파문은 크리스티 주지사의 인기요인이던 소탈하고 정공법을 택하는 이미지와 행정능력에 먹칠했다.
다만, 크리스티 주지사의 정치생명이 이번 사태로 '끝났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문제를 일으킨 자들에게 단호히 대응하고, 이번 사태의 직접적 책임을 피해간다면 도로의 '울퉁불퉁한 부분'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이날 크리스티 주지사가 여전히 당의 유력 대권 주자라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은 전했다.
또 이날 저녁 CNN은 유명 앵커 피어스 모건이 진행하는 토크쇼에서 브리지 게이트의 향후 전망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을 여는 등 미국 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