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지지 세력이 10일(현지시간)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 지역 주민과 충돌해 4명이 사망했다고 일간 알아흐람이 11일 보도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기자 등 전역에서 무르시 석방을 촉구하고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1명이 숨졌고 수에즈 엘사바 지역에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4명 모두 무르시 지지 시위에 참여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알렉산드리아 경찰서장 나세르 엘압드는 무슬림형제단 시위대가 지역 주민에 발포를 했을 때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사건 연루자 최소 3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엘사바에서는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탄을 발사했고 이에 맞서 시위대는 산탄 등을 쏘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8명 나왔다.

이번 충돌은 오는 14일 새 헌법 초안에 대한 찬반 국민 투표 시행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것이다. 재외국민 헌법 투표는 지난 8일 시작해 오는 12일 끝난다.

앞서 이집트 개헌위원회는 지난해 헌법 초안 작성을 마무리하고 자체 투표를 거쳐 승인한 뒤 이를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그러나 새 헌법 초안이 군부의 권한을 확대하고 이슬람 색채를 옅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집트 시민단체와 대학가, 이슬람 세력의 거센 반발을 샀다.

특히 새 헌법에는 군사시설이나 군인을 향해 폭력행위를 행사한 경우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시위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이집트에서는 집회·시위의 사전 신고 등의 내용을 담은 새로운 집시법이 통과된 이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이에 항의하거나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