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시스템인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낙인 찍혔던 청소년들이 대안교육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 발 한 발 다가가 사회 일원으로 당당히 성장했다.
오는 3월이면 용인대 뷰티케어학과 새내기가 되는 김예원(20)씨.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위탁형 대안학교인 '푸른꿈 보금자리 학교'에 다니기 전까지만 해도 시쳇말로 날라리 여고생으로 불렸다.
헤어디자인과 메이크업 등 온통 미(美)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그에게 영어와 수학 등 정규 교과목은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존재일 뿐이었다. 자연히 학교가 싫어졌고, 무력감만 커져 갔다. 입시전쟁터인 교육현장에서 자신이 설 곳은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았고 우울감이 들기까지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푸른꿈 보금자리 학교'를 알게 됐고, 멘토로 나선 미용학원 관계자들과 상담을 통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현재는 모 지상파 방송국 개그맨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다.
김예원씨는 "하고 싶었던 뷰티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신이 났다"며 "뷰티박사가 돼 한국의 미에 관심이 많은 개발도상국가에서 재능을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산대 경찰행정학과 1학년 김동현(21)씨 역시 고등학생 시절 교사들의 속을 꽤나 썩였다. 하도 많은 사고를 쳐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아이였다.
하지만 대안학교를 통해 경찰이란 내 안의 꿈을 발견했고, 이후 생활은 달라졌다. 대학에 개설된 경찰행정학과 입학을 목표로 놓았던 펜을 다시 잡았다. 물론, 경찰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고 3때 형사소송법 책까지 공부했다.
김씨는 현재 평균 4점대의 성적을 유지하는 오산대 장학생으로 성장했고, 경찰이란 꿈을 차근차근 구체화하고 있다.
김동현씨는 "경찰이 되면 문제아 선배로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고 싶다"며 "요즘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문제가 심각한데 이들의 버팀목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푸른꿈 보금자리 학교 오수생 교장은 "공부에 관심없다고 문제아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청소년들이 꿈을 찾고 실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몫이다"고 말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