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 주역학자
대산 김석진 선생
계몽·명심보감 역해 덧붙여
불분명 해석 바로잡아

■ 대산 계몽 명심보감 강설┃대산 김석진 지음. 동문서숙 펴냄. 328쪽. 1만5천원


"위정자는 그저 개혁할 것 새롭게 개혁하고 남의 뜻을 잘 새겨듣고, 서민들은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면서 살면 되는거지."

대산 김석진 선생께 갑오년 새해 덕담을 청하니 돌아온 대답이다. 대산은 현존 최고의 주역 학자로, 19살에 주역 공부를 시작해 여든 넘도록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 가을부터는 대전에서 '주역전의대전'을 강의하고 있다. 주역에 대한 주자와 정자의 해석을 가르친다. 3년반이 걸리는 일이다. "내가 올해 여든일곱이 됐는데, 나이도 있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하는 거지."

그러나 대산은 나이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바쁜 사람이고, 특히 연초에는 더욱 바쁘다. 새해 국운을 묻는 사람부터 선거의 판세, 경제전망 등을 묻는 사람들이 다른 말 필요없이 그냥 '많다'. "제자들에게야 말해주지만, (그런 질문은)딱 잘라 떼버리지. 그런거 괜히 말하고 다니면 실없는 사람되거든."

만학의 제왕이며 동양 최고의 철학이라는 주역학자로서, 그 중에서도 최고라고 손꼽히는 대산은 올해 국내외로 중요한 문제가 많겠다고 내다보면서도, 다른 말보다 그저 제 할 일하며 바르게 살면 된다고 강조했다.
 

순리와 이치에 따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최근 어릴 적 할아버지께 배웠던 계몽과 명심보감에 상세한 역해(譯解)를 붙여 출간했다. 주역, 대학, 중용, 천부경 등 학자들조차 해석하기 어려운 경전들을 다룬 책을 여러권 펴낸 그가 누구나 한 번쯤 들춰(!)봤을 명심보감과 계몽에 해설까지 덧붙여 써냈다.

"계몽은 한학 초입자가 천자문 떼고 사자소학 한 다음으로 배우는 책이지만, 어린아이들이 공부하기에는 어려운 책이지. 명심보감도 마찬가지고. 계몽은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고 명심보감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책이니까. 이대로만 살면 성인군잔데, 그렇게 못 살아서 문제지."

동양 최고의 철학인 주역이 서양철학에 밀리고, 사주에 밀리는 동안 계몽과 명심보감도 잊혀지고 틀어지기도 하면서 빛이 바랬다. 대산은 한문 공부깨나 한 사람도 모르는 글이 되고, 잘못된 책도 많아지는 것이 안타까웠고, 주변에서는 정리해서 책으로 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계몽편은 하늘이야기 천편(天篇), 땅이야기 지편(地篇), 만물이야기 물편(物篇) 그리고 사람이야기 인편(人篇), 이렇게 4편으로 나누어져 있고, 총론격인 수편(首篇)까지 모두 5편으로 구성됐다. 명심보감은 기존의 불분명했던 해석을 명확히 하고, 초학들이 이해하기 쉽게 현토와 새김에 중점을 두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