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용(선덜랜드)이 23일(한국시간) 치러진 캐피털원컵 4강 2차전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가 승부차기 끝에 '난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고 29년 만에 리그컵 결승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선덜랜드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13-2014 캐피털원컵 4강 2차전 원정에서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한 선덜랜드는 1, 2차전 합계 3-3을 기록하며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를 펼쳤고, 마침내 2-1로 맨유를 물리치고 29년 만에 결승행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선덜랜드가 리그컵 결승에 오른 것은 1985년 이후 29년 만이다. 당시 선덜랜드는 준우승에 그쳤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120분 풀타임을 뛰면서 팀이 0-1(1,2차전 합계 2-2)로 끌려가던 연장 후반 14분 필립 바슬리의 골에 도움을 주더니 승부차기에서는 네 번째 키커로 나서 깨끗하게 골을 성공하며 선덜랜드의 결승 진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선덜랜드는 현지시간으로 내달 2일 먼저 결승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와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험난한 승부였다.

▲ 선덜랜드 선수들이 23일(한국시간) 치러진 캐피털원컵 4강 2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승부차기에서 꺾고 결승에 진출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선덜랜드는 '쇠퇴하는 제국' 맨유를 상대로 전반 37분 만에 대니 웰벡의 패스를 받은 조너선 에반스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고, 만회골을 넣지 못한 채 0-1로 90분 승부를 마쳤다.

1, 2차전 합계 2-2가 된 선덜랜드는 연장전에 들어갔고 마침내 기성용의 공격 본능이 빛을 발했다.

기성용은 연장 후반 14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볼을 잡아 중앙으로 볼을 내줬고, 쇄도하던 바슬리가 볼을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바슬리의 발끝을 떠난 볼은 강하게 맨유의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야 정면으로 향했지만 헤야가 볼을 놓치면서 '행운의 골'이 됐다.

골을 어시스트한 기성용은 시즌 2호 도움을 맛보며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를 5개(3골-2도움)로 늘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선덜랜드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맨유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1-2로 연장 승부를 끝냈고, 1,2차전 합계 3-3이 되면서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승부차기에서도 기성용의 정확한 킥 능력은 빛을 발했다.

1,2번 키커가 연속 실축하며 1-1로 팽팽한 상황에서 선덜랜드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강력한 슈팅으로 맨유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볼을 꽂아 2-1을 만들었다.

선덜랜드와 맨유는 나란히 5번 키커의 슈팅이 불발됐고, 기성용의 승부차기 골은 결국 선덜랜드의 승리를 부르는 결승골이 됐다.

한편,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7위로 밀린 맨유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탈락에 이어 캐피털컵 결승 진출까지 실패하며 최악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