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화성은 자연지형을 살린 유려한 성곽의 곡선미를 유지하면서도 기능성이 돋보이는 군사시설물을 설치해 전략적인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뛰어난 건축물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정조 효심·정치 철학 빛발한 수원 화성
자연과 조화·화려함·군사적 기능 탁월
'유례없는 40기 동시 등재' 조선 왕릉
세계 최장 단일왕조 문화 가치 일깨워

 
경기도는 조선의 역사와 맥락을 함께 한다. 조선 태종 14년인 1414년 경기 좌우도가 합쳐져 현재의 경기도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수도가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겨지면서, 수도를 감싸는 경기도의 힘도 발휘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조선 역사와 문화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문화유산들이 경기도에 소재해 있고, 이들 유산은 유네스코를 통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경기관광공사도 이 같은 의미로 2월 중 가볼만한 곳으로 경기도 속의 세계문화유산을 추천하고 있다.

# 정조의 꿈이 담긴 신도시 '화성'

화성은 정조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으로 시작해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빛을 발한 조선후기 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또 정치를 개혁하고 왕권을 강화하려는 젊은 군주의 철학이 담겨 있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장소 등으로 활용되면서 중국·일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역사 한류'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화성의 건축은 사도세자의 능을 당시 최고의 명당이었던 화산으로 이장함에 따라 인근 백성들의 이주를 위해 계획됐다.

화성의 동서남북 각 방향에는 웅장한 4대문이 세워졌는데, 그 중 한양에서 출발한 왕의 행차가 들어오는 방향인 북쪽에 위치한 장안문(북문)이 화성의 정문으로서 특별히 위풍당당하면서도 화려한 위용을 자랑한다.

자연 지형을 살린 유려한 성곽의 곡선미를 유지하면서도 적재적소에 포루와 공심돈 등(방어시설) 기능성이 돋보이는 군사시설물을 설치해 전략적인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뛰어난 건축물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화성박물관에는 화성의 건축 과정과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행궁동 벽화골목'과 아름다운 행궁길 '공방거리' 등도 볼거리다.

또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는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무예24기 시범공연을 즐길 수 있다.

- 화성 여행 팁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11
홈페이지: http://www.swcf.or.kr/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3~10월) 오전 9시~오후 5시 (11~2월)
관람료: 화성 어른 1천원, 청소년·군인 700원, 어린이 500원/화성행궁 어른 1천500원, 청소년·군인 1천원, 어린이 700원
 
▲ 화성행궁 무예 24기 시범공연.
# 아름다운 유산 '조선왕릉'

조선왕릉 40기 중 31기(12개소)의 왕릉이 경기도에 위치한다. 경기도의 조선왕릉을 돌아보며 500여년 조선왕조의 문화적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조선왕릉은 2009년 6월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에서부터 마지막 황제 순종의 유릉까지 모두 40기의 왕릉이 인류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 왕조의 무덤 전체가 한꺼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선왕조는 519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세계 역사상 한 성씨의 단일왕조가 이처럼 기나긴 세월을 존속한 예는 조선왕조가 유일하다.

장구한 역사를 간직한 조선왕조에는 왕실의 위계에 따라 능·원·묘로 분류된 119기의 왕족 무덤이 있는데, 이 중 27명의 왕과 왕비 그리고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을 조선왕릉이라 일컫는다. 폐위된 연산군과 광해군의 묘를 제외하면 왕릉은 모두 42기에 이른다.

42기 왕릉 중 북한의 개성에 자리하고 있는 제릉과 후릉을 제외한 40기의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 구리시 동구릉 숭릉 정자각.
구리시 동구릉로에 위치한 동구릉은 경복궁의 동쪽에 아홉 개의 능이 모여 있다 하여 동구릉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왕릉군이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의 건원릉을 비롯하여 현릉, 목릉, 숭릉, 원릉, 수릉, 경릉, 휘릉, 혜릉이 함께 자리한다.

여주시 능서면에 있는 영녕릉은 세종 영릉과 효종 영릉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세종 영릉은 조선왕릉 최초의 합장 능으로 소헌왕후와 함께 합장돼 있으며, 효종 영릉은 인선왕후와 함께 있는 쌍릉이다.
 
▲ 다른 능에 비해 단출하고 간소하게 꾸며진 남양주시 진건읍의 사릉은 2013년 무료 시범 개방을 거쳐 2014년 1월 1일부터 정식 개방중이다.
남양주시 진건읍에 있는 사릉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능으로 다른 능에 비해 단출하고 간소하게 꾸며져 있다. 2013년 무료 시범 개방을 거쳐, 2014년 1월 1일부터 정식 개방 중이다.

이와 인접한 진접읍에 있는 광릉의 경우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으로 정자각을 중심으로 왕과 왕비를 각각 좌우 언덕위에 봉안한 동원이강릉(한 곳에 두 언덕으로 나뉘어 있는 묘)이다. 홀수일은 왕릉, 짝수일은 왕후릉의 능침을 개방한다.
 
▲ 고양시 서오릉 경릉.
고양시 덕양구에 소재한 서오릉은 서쪽에 다섯 개의 능이 있다 해서 오릉이다. 추존왕 덕종 경릉과 예종 창릉, 숙종 명릉, 익릉, 홍릉을 비롯해 순창원 등 2원 1묘가 있어 동구릉 다음으로 큰 왕릉군이다.

파주시 조리읍의 파주삼릉은 세자빈으로 세상을 떠난 장순왕후의 공릉과 성종의 비 공혜왕후의 순릉 그리고 영조의 장남인 추존왕 진종과 그의 비 효순왕후의 능이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서삼릉(왕릉수 3기)은 서쪽에 있는 세 개의 능으로 희릉, 효릉, 예릉이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연산군의 어머니인 폐비 윤씨의 회묘를 비롯해 일제에 의해 강제 집장된 왕자와 공주, 후궁들의 묘 46기와 태실 54기가 함께 들어서 있다.

김포 장릉은 인조의 아버지 추존 원종과 비 인헌왕후를 모신 쌍릉으로, 대원군의 묘제를 따라 봉분은 병풍석과 난간석 없이 호석(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돌을 이용해 만든 시설물)만 두르고 있다.

화성시 효행로의 융건릉 중 융릉은 사도세자로 잘 알려진 추존왕 장조와 헌경왕후의 합장릉이며, 건릉은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이다. 융건릉은 정조의 효심을 느낄 수 있어, 화성과의 연계 여행을 추천한다.

이 밖에 남양주의 홍유릉 중 홍릉은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합장릉이며, 유릉은 제27대 순종과 순명효황후, 순정효황후의 합장릉이다.

중국 황제의 능제를 참고하여 조성됐으며 역대 왕릉과는 다르게 석물들이 홍살문(붉은 색을 칠한 나무문)과 침전 사이에 위치해 있다.

- 조선왕릉 여행 팁

경기지역에 소재한 조선왕릉 중 단경왕후의 능인 '온릉'(양주)과 인조·인열왕후의 합장릉인 '파주왕릉'은 현재 비공개 능이다.

공개된 조선왕릉의 경우 대개 1천원가량의 관람료를 받는다. 주차비를 별도로 징수하는 곳도 있다. 또 해장 왕릉 등은 시간을 정해 왕릉에 대한 문화해설을 진행하고 있으니, 사전에 이를 파악하면 더욱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태성기자
사진/경기도·경기관광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