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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이 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경기에서 출발에 앞서 워밍업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이승훈은 12위에 머물렀다. /소치=연합뉴스 |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경기를 하루 앞둔 7일(한국시간) 이승훈(26·대한항공)의 조편성이 발표됐을 때 반응은 엇갈렸다.
파트리크 베커트(독일)와 함께 맨 마지막인 13조에 이름을 올렸는데, 순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세를 이뤘다.
경쟁 선수들의 레이스를 지켜보고서 전략을 구상해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보다 뒤처지는 상대인 베커트와 같은 조에 묶여 이승훈이 '페이스 메이커'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랐다.
올 시즌 월드컵 랭킹 2위에 오른 요리트 베르그스마(네덜란드) 정도가 이상적인 상대로 꼽혔다.
실제 이승훈이 5,000m 메달을 획득한 올 시즌 두 차례 월드컵의 파트너가 베르그스마였다.
반면 베커트는 월드컵 최고 성적이 9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승훈은 8일 열린 경기에서 마지막 조의 장점도 누리지 못하고, 베커트에게도 기록이 뒤져 결국 조편성의 덕은 보지 못했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당시 이승훈을 비롯한 '빙속 3총사'를 지도한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자신보다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옆 선수가 계속 레이스를 이끌면서 이승훈이 급격히 긴장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네덜란드 선수들의 레이스를 모두 보고 나선 것도 결과적으로는 부담감을 키웠다.
금메달 후보 '0순위'였던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6분10초76의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압도적인 선두로 올라섰고, 이승훈과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 베르그스마가 2위에 올랐다.
이어 11조 경기에서는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얀 블로크후이센(네덜란드)이 6분15초71로 2위로 나서면서 이승훈으로서는 베르그스마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끝내는 극복하지 못했다. /소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