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다운 이호석.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호석이 13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경기에서 미끄러진 뒤 후속주자인 박세영 등 선수들이 한데 뒤엉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이한빈(26·성남시청)-박세영(21·단국대)-신다운(21·서울시청)-이호석(28·고양시청)이 이어 달린 남자 계주 대표팀은 6분48초206의 기록으로 1조 3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세 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1500m에서 노메달에 그친데 이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5000m 계주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좌절을 맛봤다.

해발 1천800m의 고지대인 프랑스 퐁트 로뮤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며 체력을 끌어올린 남자 대표팀이 가장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어하던 종목 두 곳에서 모두 빈손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번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불운은 거듭됐다.

남자 1500m에서는 10일(한국시간) 열린 준결승에서 선두를 달리던 신다운이 코너를 돌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바로 뒤를 달리던 이한빈까지 휩쓸려 미끄러지는 최악의 실수가 나왔다.

설욕을 다짐하던 13일 5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베테랑 이호석이 똑같은 악몽을 반복했다.

이호석은 미국·네덜란드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상황에서 네 바퀴를 남겨두고 코너를 돌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져 승리까지 잃어버렸다.
▲ 신다운 이호석. 1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선두로 달리던 한국 신다운과 이한빈이 뒤엉켜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 순위를 보면 남자 계주팀에서 뛸 선수로는 김윤재(24·성남시청)가 이호석보다 앞 순번에 있다.

원래 대표팀 계주 멤버는 노진규(22·한국체대)와 김윤재로 짜였지만 노진규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다음 순위자인 이호석이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다.

코치진은 최근 김윤재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결승 진출을 위해 배테랑 이호석을 준결승에 출전시켰지만 이호석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면서 대표팀의 승부는 완전히 빗나갔다.

이제 남자 대표팀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한 번도 정상을 정복하지 못한 500m와 1000m 등 두번의 기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특히 500m에는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버티고 있고 1000m는 올 시즌 최강의 스케이터로 자리 잡은 샤를 아믈랭(캐나다)이 세 차례 우승해 '텃밭'처럼 여기는 곳이다.

그나마 이날 다행히도 신다운과 이한빈이 남자 1000m에서 나란히 예선을 통과해 메달 획득의 불씨를 살렸다.

위기의 남자 대표팀이 심기일전해 최악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