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치 한을 풀 듯 안현수의 몸은 가벼웠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관왕에 도전한다.
안현수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천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한국 대표로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수확했다.
안현수는 토리노올림픽 당시 1천와 1천500, 5천 계주에서 3관왕에 올랐고, 500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해 쇼트트랙 역사상 유일하게 단일 올림픽 전 종목 시상대에 오른 선수였다.
당시 안현수는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5연패를 달성하는 등 전 세계를 통틀어 적수가 없는 '쇼트트랙 황제'로 불렸다.
그러나 당시 안현수는 21세의 힘 넘치는 젊은 선수였고, 지금은 30세를 바라보는 노장이다.
이후 무릎부상과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체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낸 안현수는 결국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곳을 박차고 러시아로 귀화를 택했다.
당시 빙상인들은 "어느 정도 실력은 보여주겠지만 우승 후보는 아니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부상 우휴증과 나이에 영향을 받는다는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안현수는 '새로운 홈' 팬들의 열광을 등에 업어 8년 전의 영광을 재현할 기세다. 1천500에서 동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이날 1천에서 우승하며 다관왕 등극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안현수의 본 모습을 보여준 장면은 준결승에서 나왔다. 우다징, 한톈위(이상 중국), 세멘 옐리스트라토프(러시아) 등과 함께 레이스에 나선 안현수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레이스에서 전성기때처럼 뒤에서 틈을 보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고 인코스를 파고들어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섰다.
안현수는 500와 5천 계주에서도 메달 획득이 유력시되는 등 자신감에 차 있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