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로이스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은 18일 "상처를 주는 과거사 관련 발언을 부인할 것을 일본 지도자들에게 촉구했다"면서 "모든 국가가 과거에 벌어진 진실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일본의 정확한 과거사 인식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일관계 개선 문제와 관련, "우리가 앞으로 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원칙은 역사를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도자들의 목표는 과거를 인정하고, 치유를 한 뒤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라면서 "과거를 인정함으로써 치유하고 전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런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민주주의를 가진 미국 동맹국 사이의 틈을 벌리게 해선 안 된다"며 조속한 한일관계 회복 필요성도 언급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독도 문제와 관련, "이 문제의 중요성을 안다"며 "(과거에)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서 독도의 이름이 바뀌는 것을 막았다. 독도의 역사를 이해하고 그것을 미국 정책입안자들이 이해하도록 합심해서 일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어 북한에서 심각한 '반(反)인도 범죄'가 자행됐다는 내용의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에 대해 "국제 사회가 인권 상황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COI 보고서는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북한을 다른 트랙에서 압박할 수 있도록 국제 여론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주변국과 이와 관련한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OI 보고서로 북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생기게 됐다"며 "북한 정권과 협상하는 것이 왜 그리 어려운지 이해하게 해준다"고 밝혔다.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또 "우리가 북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현금과 같은 어떤 추가적인 지원을 한다면 그들은 이 돈이나 지원을 핵무기 능력을 추가로 확장하는데 사용할 것"이라면서 "북핵 진전을 느리게 하는 전략은 현금에 대해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그는 "중국과 같은 나라가 북한에 핵개발을 늦추라고 가하는 압박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적극적 역할도 기대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로이스 위원장 등 미국 하원 외교위 대표단과 오찬을 하고 한미관계,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정세, 평화통일 문제,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장관은 한반도 통일과 관련, "분단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통일이 되면 우리 국민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북한 국민들과 자유·행복을 공유할 뿐 아니라 경제적 기회 확대 등을 통해 한반도와 주변국에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측 대표단은 한국의 통일에 대한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적인 언행으로 동북아 역내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미국 의회의 관심과 구체적인 조치를 평가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와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동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전날 입국한 미 하원 외교위 대표단은 이날 출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