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말부터 '분양 시작'
인천도시公·민간과 공동출자
미분양땐 전량 매입 리스크 ↓
인천시가 '도화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이르면 내달 말부터 본격화한다. 도화 누구나집은 시민들이 시세보다 싼 비용으로 집을 빌려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로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지난 1월 발표한 신개념 임대주택을 뜻한다.
인천시는 이 사업을 민·관 공동사업으로 진행하고 앞으로 정부 기금을 확보해 사업성을 제고하고 공공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인천시는 도화 누구나집을 "주택공급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강조한다. 분양시장이 축소되고 임차시장이 확대되는 부동산 시장 흐름에 맞게 정책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도화 누구나집은 현 정부의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는 이 프로젝트를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화 누구나집은 도화구역에서 처음 진행될 주택개발사업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도화 누구나집을 성공시켜 중·장기적으로 다른 공공 도시개발사업에 비슷한 모델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말 그대로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다. LH가 공급하는 임대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소득 수준이나 부양가족수, 청약통장 보유 여부, 무주택 여부 등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인천에 직장을 둔 독신가구와 신혼부부 등 30~40대 시민, 개발사업지구 이주대책 가구,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는 세대 등 누구나 입주할 수 있다.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은 인근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은 도화 누구나집을 장기 임대 직원 숙소로 계약할 수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출자한 리츠사가 임대 관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사택을 둘 수 있다.
도화 누구나집은 국철 1호선 도화역과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다. 인천의 주요 산업단지가 국철 1호선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기업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내집마련을 꿈꾸는 중산층은 누구나집을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분양가가 보금자리주택 등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도화 누구나집은 전용면적 85㎡ 이하 약 520세대로 개발된다. 사업시행자는 내달 말이나 5월 초에 아파트를 분양하고, 미분양 물량은 민·관 출자 리츠사가 전량을 매입하는 구조로 사업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미분양 리스크가 없다.
도화 누구나집의 분양가와 임대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분양가는 3.3㎡당 800만원대로, 월 임대료는 보증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0만~50만원선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주택이라지만 일반 민영아파트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으로 단지를 개발하겠다는 게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의 계획이다.
우선 단지내 주차장은 100% 지하로 설계돼 있다. 지상에는 공원과 산책로, 커뮤니티 공간이 조성된다. 인천시는 단지 안에 대규모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는 인천이나 서울의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에게 가장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공동소비센터 설립', '무료 와이파이 설치' 등 각종 편의시설로 거주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 공공형 리츠 중심의 사업 구도
인천시는 최근 인천시의회에 '도화 4블록 누구나집 사업 임대주택 리츠 출자 동의안'을 제출했다. 임대주택 리츠에 대한 출자 동의를 얻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앞서 인천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동산투자회사법의 이해'란 제목의 자료를 배포하고 교육하는 등 임대주택 리츠를 향후 구도심 활성화 정책의 주요 지렛대로 삼으려고 한다.
인천도시공사는 이 사업 추진에 앞서 지난 달 시행사인 인천도화SPC와 토지매매계약(약 352억)을 체결했다. 인천도화SPC는 주택분양, 매각 업무를 담당한다.
SPC가 분양하고 남은 물량은 임대주택 리츠가 인수하게 된다. 임대주택 리츠에는 재무투자자, 건설사, 시행사, 인천도시공사가 참여한다. 사업이 종료된 후 SPC는 시행이익 100%를 임대주택 리츠에 출자한다.
임대주택 리츠의 총 규모는 1천373억원이다. 재무투자자가 197억1천만원, 건설사가 65억6천만원, SPC가 31억원, 인천도시공사가 118억1천만원을 출자한다. 여기에 임대보증금(210억원), 기금 융자(751억원)를 더해 리츠를 구성한다.
임대주택 리츠 규모는 초기 분양 실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천도시공사의 경우 분양 실적이 50%일 때는 59억1천만원을 출자하지만, 분양률이 '제로'일 경우에는 118억1천만원을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다른 리츠 출자자들이 참여하게 될 금액도 분양실적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인천도시공사는 도화 누구나집 사업부지가 포함된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 시행사로서 이 사업에 출자했다. 토지 매각뿐 아니라 향후 임대관리에 참여해 공공성을 확보한다.
또 인천도시공사의 참여로 국민주택기금, 연기금, 생명보험 등 재무 투자자의 참여 유인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 인천도시공사는 주택관리수수료, 주택품질유지관리 업무 등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는 시의회 출자 동의안이 처리되는 대로 리츠를 설립해 국토교통부에 영업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인가가 나는 대로 도화 누구나집 분양, 임차인 모집이 시작된다.
# '인천시의 도전', 성공 여부 관심
인천시는 도화 누구나집 모델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뒤 향후 인천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민간이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주요 공공개발사업지구에 누구나집 모델을 선도사업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거복지 실현'이라는 과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는 도화 누구나집 프로젝트가 올 상반기에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현 상황에서 '재무투자자 자본금 유치 실패', '시의회 출자 부동의', '국토교통부 임대주택 리츠 영업인가 거절'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도화 누구나집은 중단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각 이해당사자들이 긴시간 협의를 통해 실현 가능한 자금 확보 방안과 사업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후속조치로 지난 달 발표한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은 도화 누구나집의 성공에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임대리츠 공급 확대, 민간 주도 임대주택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도화 누구나집과 같은 '준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이 강화되고, 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 방식도 정비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화 누구나집은 인천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 도시공사의 재무상황 개선, 도화구역 개발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프로젝트"라며 "도화 누구나집을 성공시킨 후 검단신도시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 적용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