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 시스템화·체험 공간 '새단장'
사직구장 풀 HD급 전광판도 눈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2007년부터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스포테인먼트를 주창하며 관중 친화적 마케팅을 벌였다.
스포테인먼트의 일환으로 2008년에는 최첨단 인프라를 갖춘 문학경기장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구장의 공원화'를 선도했다. 이같은 스포테인먼트의 요소들은 해마다 진화해 갔으며, 타 구단들에게도 전파되고 있는 추세다.
올 시즌을 앞두고 SK를 비롯해 여타 구단들은 각자의 여건에서 팬 친화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구장 시설을 개보수했다. 그 중 눈길 끄는 야구장들을 살펴보자.
#인천 문학구장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해부터 문학야구장과 축구장 등 문학경기장 전체(축구장 서편과 문학박태환수영장 제외)를 위·수탁 관리하고 있는 SK 와이번스는 올해 '고객 혁신 서비스'를 실시한다.
SK는 인프라와 이벤트, 고객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켜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데 중점을 뒀다. 인프라 측면에선 문학야구장 입출차 시간 단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유도 사인물 설치, 동선 세분화 등 지하 주차장의 주차를 시스템화했다.
또한 넓은 구장의 특성상 동선이 복잡해 그동안 불만을 느꼈던 팬들을 위해 지하철 출입구부터 야구장 출입문(중앙, 1·3루)까지 바닥 유도동선을 표시했다.
이벤트 측면에선 주말 홈경기마다 팬들이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1루 매표소 앞 광장에서 미니콘서트, 댄스 퍼포먼스 등 팬과 함께 하는 '와이번스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또한 어린이 팬들의 안전을 위해 위험성이 큰 에어바운스를 없애고 테마파크 형태의 야구 체험공간을 신설했으며, 경기장 내 화장실에 1회용 변기 커버 마련, 유아용품 및 여성용품 제공 등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신경썼다.
SK는 선수단 시설도 새롭게 단장했다. 선수단 클럽하우스로 진입하는 복도 공간에 SK 레전드의 기록, 역대 우승 트로피와 유니폼 등을 전시하고 팬들의 응원메시지와 함께 구단 역사를 갤러리 형식으로 단장했다.
또한 선수단 화장실, 샤워실, 치료실, 체력단련실, 전력분석실, 감독실, 코치실과 원정팀이 사용할 화장실, 샤워실, 식당 등 전반적인 선수단 시설을 최신식으로 탈바꿈시켰다.
#서울 잠실구장
잠실구장도 새롭게 단장했다. 선수들에게는 부상방지와 안전을, 관중들에게는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느끼는 현장감과 편안함을 주도록 변모했다.
서울시가 6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선수들의 안전이었다. 외야 안전펜스는 미국 메이저리그용으로 바꿨다. LG와 두산 외야수들은 외야와 더그아웃 앞 펜스에 몸을 부딪쳐 본 뒤 "예전보다 더 푹신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내야 관중석 앞에 안전을 위해 쓰이는 그물망도 기존 그물망보다 7배 정도 비싼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쓰는 최고급 그물망을 설치했다.
관중석도 확 달라졌다. 1·3루 파울라인에는 길이 41m에 폭 4m짜리 익사이팅존(200석)이 생겼다. 또 기존 옐로우석을 1만92석에서 1천200여석 줄이면서 관중석 폭을 넓히고 이름도 '네이비석'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잠실야구장 최대 수용 인원이 2만7천명에서 2만6천명으로 다소 줄었다. 익사이팅존 설치로 1·3루 파울라인과 펜스 사이가 좁아졌으며, 외야 펜스가 바뀜에 따라 공이 바운드되는 위치도 달라졌다.
#부산 사직구장
사직구장의 리모델링 공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고(故) 최동원을 기리는 메모리얼 파크 설치와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풀 HD급 전광판의 설치다. 불펜은 실내에서 실외로 바꿨다.
최동원과 레전드급 감독과 선수의 동판이 설치된 메모리얼 파크가 전광판 바로 앞에 개장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파크와는 별도로 장기적으로 명예의전당 설립도 추진중이다.
39억원을 투입한 전광판은 더 크고 화려해졌다. 새 전광판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8개 구단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가로 35m, 세로 15m 규모로 영화 상영이나 경기 중계방송이 가능한 풀 HD급 해상도의 LED 모듈이 설치됐다.
또한 불펜을 실외에 설치해 관중이 구원 투수들의 몸 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했다. 실외 불펜을 위해 기존 1·3루 익사이팅존을 절반씩 줄였다.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KIA 타이거즈의 새 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는 3년간의 공사 끝에 2만2천석 규모로 지어졌다.
990억여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새 구장이 개막을 앞두고 몇몇 문제점이 드러난 가운데, KIA가 올 한 해 동안 60억원을 추가로 들여 챔피언스필드를 광주의 랜드 마크로 만들기 위해 경기장 시설 개선에 나선다.
또한 폐쇄형 불펜도 문제다. 방송 중계 때도 문제지만 투수들도 경기 상황을 지켜보면서 몸을 풀고 페이스를 맞춰야 하는데 그 부분이 봉쇄된 것이다.
하지만, 세 곳이나 되는 실내 타격 연습장과 더욱 커진 전광판 등 선수들이 야구할 맛 난다는 이야기도 한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