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복싱 국가대표를 뽑는 선발전이 편파 판정으로 얼룩졌다.

지난 26일 오후 인천 선학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64㎏급 정덕환(인천시청)과 심현용(보령시청)의 준결승 경기, 이어서 열린 여자 60㎏급 오연지(인천시청)와 박진아(보령시청)의 4강전 경기가 심판진의 편파 판정 의혹을 받았다.

경기를 관전한 인천 복싱 관계자들을 비롯해 복싱 전문가들에 따르면 두 경기에서 우세한 선수는 인천시청의 정덕환과 오연지였다.

경기의 채점도 3-0으로 줄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는 뒤집어졌고, 인천시청 복싱 관계자들은 판정 후 결과에 불복하며 2~3시간 동안 링을 점거했다.

이에 대한복싱협회가 다음날인 27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겠다는 통보에 링 점거는 풀렸다. 하지만 각 체급별 결승전이 열려야 할 27일 편파 판정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자 64㎏급과 여자 60㎏급의 결승전은 열리지 못했다.

비상대책회의에서도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의혹을 사고 있는 두 체급의 결승전이 열리지 못한 것은 대한복싱연맹이 어느 정도 오심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인천 체육인들은 보령시청 선수 2명이 이번 판정의 혜택을 입으면서 충남 출신의 대한복싱협회 고위 인사가 개입된 건 아닌지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인천시복싱협회는 다른 심판과 복싱 전문가 등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해당 두 경기의 비디오 판독을 통해 판정을 다시 내려 달라고 대한복싱협회에 요청했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재경기를 요구할 계획이다.

인천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누가 봐도 명백한 편파 판정이었고, 해당 체급의 결승전을 진행하지 못한 건 주최측이 고의적인 오심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