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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성현기자/아이클릭아트 |
15년간 임무 마치고 2010년 가동 중단
주민들, 생명다한 소각장 활용책 고심
공공예술공간 재창조 프로젝트 추진
"부천의 소각장이 세상의 '희망'이 되는 날을 꿈꾼다!"
세상의 모든 쓰레기를 태워 버리던 '괴물', 부천 삼정소각장. 인간과 자연은 도저히 소리낼 수 없는 '괴음'을 내며, 감히 온도를 측정할 수 없는 뜨거운 불길로 현존하는 것들을 소각시켜 버렸다.
1995년 준공된 '삼정 소각장'은 악취와 다이옥신 등으로 인해 인근 지역공동체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혐오시설로 인식됐다.
주민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없애 버려야할 '흉물'로 간주된 소각장은 15년 만인 2010년 가동이 중단됐고, 2013년 끝내 시설 이 폐지됨에 따라 그 생을 다했다.
용도폐기로 도시의 흉물로 전락한 '삼정 소각장'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부천시민들은 2012년부터 삼정동 소각장을 주민공동체 마을을 조성키 위한 핵심 의제로 설정, 소각장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를 본격화했다.
삼정동 주민들은 시설폐쇄를 앞둔 소각장 내부의 모습을 가능한 유지하고, 지역 예술가들과 주민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 청소년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창조시킬 것을 결의했다.
소각장 인근의 한 기업가는 본인 소유의 공장 옥상공간을 예술가들을 위한 작업공간으로 선뜻 내놓았고, 소각장의 매력(?)에 홀딱 빠져 버린 사진가 등 지역 예술인들은 삼정동에 상주하기 시작됐다.
고된 작업속에 '희망'을 꿈꾸는 예술가들의 레지던스로 공공미술의 씨앗이 소각장 등 지역의 특정 공간에 뿌려진 것이다.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된 작가들이 '지역'을 소재로, 그 안에 살고 있는 주민 혹은 인간들이 공동체와 어떤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전환의 발상이 이뤄진다.
결국, 고철덩어리에 불과했던 소각장의 미래 가치를 간파한 예술가들과 삼정동 지역주민, 그리고 부천문화재단과 부천시 등 공공기관이 예술 거버넌스를 구축, 부천 '소각장'을 세계적인 공공예술공간으로 재창조키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문화예술을 통한 노후 공간 재생 프로젝트인 '부천문화콘텐츠플랫폼'(Art & Design Platform in Bucheon:ADP)이 바로 그것이다. ADP는 삼정 소각장을 문화예술로 A(Archive)-C(Communication)-E(Entertainment)-B(Business) 과정이 순환하는 유무형의 구조물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산업유산으로서의 건축적 가치는 높지 않으나 사회적·미래적 가치를 높이 평가, 지역문화 생태계를 소생시키기 위한 매개체로 삼은 것이다.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소멸'의 상징인 부천 소각장이 문화예술 기반의 융·복합 창의교육의 중심지이자 콘텐츠 연구개발, 예술·관광산업 등 사회혁신 비즈니스가 가능한 미래형 창조예술산업의 거점지역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ADP로 새로 태어나게 될 삼정 소각장은 부천의 도시성장 비전과 한국 미래가치를 창출할 문화예술생태계를 조성한 대표적인 창조경제의 모델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이는 혐오시설이자 폐소각시설인 삼정 소각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고통의 창의적 예술활동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장소 재생'의 핵심 거점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할 경우를 전제로 한다.
부천문화재단 손경년 문화예술본부장은 "삼정 소각장은 모든 행위의 주체인 인간과 예술창작 활동 과정, 그리고 결과물을 중심으로 뉴공공아트의 대표적인 상징물 혹은 장소가 될 것이다"며 "부천지역의 시민과 예술가, 한국의 예술 헤게모니를 주도하는 중앙과 국제사회의 예술 흐름이 맞물릴 때 부천문화콘텐츠플랫폼 구축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부천/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