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 탁구부가 슬픔에 잠긴 친구들을 위해 귀중한 선물을 안겼다. 단원고는 17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제60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여고부 단체전 결승에서 울산 대송고를 3-1로 물리치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단원고 선수들은 우승의 기쁨도 잠시, 전날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로 경기내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특히 단원고 2학년인 박세리·안영은·김민정은 이번 대회 참가로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전날 친구들의 갑작스런 사고에 망연자실했다.
단원고 오윤정 코치는 "선수들이 경기내내 비통한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너무 안타까워 경기를 어떻게 치렀는지도 모르겠다. '우승으로 동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자'는 말에 어린 선수들이 값진 우승을 일궈냈다"고 말했다.
이날 박세리·안영은·김민정은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평소 자신의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해줬던 같은 반 친구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친구들이 부디 살아있기를 기원했다.
오 코치는 "학교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처음에 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모두가 믿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친구들이 반드시 살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