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여성도앞 "목사인 내탓" 잘못 사죄
피해자 빈소 들려 조의 표하기도
"생각 건전치 못한이들 사업해 엉망
사이비종교 규제법안 꼭 마련돼야"

세월호 사고 발생 사흘 뒤인 지난 19일 새벽 기도에서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담임 목사는 2천여 성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성도들 앞에 큰절로 사죄했다.

"목사인 내가 잘못해서 이런 사고가 났다"면서 하늘에, 성도들에게 빈 것이다. 이런 일을 좀처럼 보지 못했던 성도들도 흐느끼면서 교회는 눈물 바다가 됐다.

이 일이 있고서 인천순복음교회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밤을 지새우는 특별기도회를 가졌다.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700~800명씩 촛불을 들고 예배를 올렸다.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인천성시화운동본부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이 자리에는 일반 시민들도 꽤나 많이 자리를 메웠다고 한다.

지난 25일 만난 최성규 목사는 대뜸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성교육이라는 바탕이 있고 나서 기술을 배우고 실력을 쌓아야 하는데, 지금 우리 교육 시스템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부터 나부터 살려고 하는 것은 다 인성교육이 없기 때문에 빚어진 것입니다."

최성규 목사는 며칠 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세월호 피해자 돕기 성금 5천만원을 기탁했다. 여기에는 본인 돈 1천만원을 보탰다. 최성규 목사는 또 지난 20일 인하대병원에 마련된 사고 피해자 빈소에 들러 별도의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최성규 목사는 큰 사고가 있을 때마다 성금 지원에 앞장서 왔다. 삼풍백화점 붕괴 때는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람들에게서 '효 사상'을 떠올렸다는 최성규 목사는 천안함 침몰, 태안 기름 유출, NLL 연평해전 영화 후원, 시리아 난민 돕기, 개성공단 피해 기업 돕기 등에 거액의 성금을 잇따라 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회에서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사이비 종교 규제 법안이 꼭 마련돼야 합니다. 생각이 건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업을 하니 모든 게 엉망일 수밖에 더 있습니까."

세월호 운영사가 인천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고는 '인천의 수치'라고 봐야 한다는 최성규 목사는 19일 새벽 기도 당시를 떠올리면서 다시금 눈시울을 붉혔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