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사태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바다크샨주(州) 아브 바리크 마을에서 3일(현지시간) 굴착기를 동원한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현장을 찾은 카림 칼릴리 부통령은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없어 구조 수색 작업은 중단하고 4천여명에 달하는 이재민 구호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77명이지만 2천여명이 진흙더미에 묻혀 실종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최근 산사태로 발생한 이재민 4천여명이 구호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2일 동북부 바다크샨주 산간 오지에서 산사태가 났지만 진흙더미가 최대 50m에 달해 구조가 사실상 불가능해 다음달 피해지역을 '집단무덤'으로 선언한 뒤 이재민 구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산사태 희생자가 500∼2천700명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망자수는 영원히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당국은 산사태 직후 추가 산사태를 우려, 피해마을 주민 4천여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군 헬기 등을 통해 음식, 식수, 의약품, 텐트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구호품 전달 속도가 느려 이재민들 사이에서 분통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산사태로 가족 8명을 졸지에 잃었다는 비비 나우로즈는 "그들이 적어도 텐트라고 공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 이재민 대부분은 대피 이후 추위 속에서 노숙해야 했다.

지방관리들도 중앙정부와 외국 구호단체들에 더 신속한 구호활동을 주문했다.

아프간 적십자사는 이재민들을 위해 텐트 150개를 세우고 음식 등을 나눠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지휘를 받는 구호요원들은 산악지대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추가 산사태 발생 우려로 현장에 신속히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앙정부는 유엔 구호단체 도움으로 구호활동을 벌일 수 있다며 미국과 아프간 주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구호지원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는 아프간 주둔 나토군이 철수하는 올해 말 이후에도 미군 등 병력 일부를 잔류시키는 내용의 아프간과 미국 정부간 안보협정에 대한 서명을 카르자이 대통령이 작년 말 연기한 탓 등으로 양국관계가 악화한 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델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