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 커피' NO! 11개국 깐깐한 원두 선택
핸드드립·볶는 기술 정성 더해져 깊은맛
직접 쒀 알갱이가 '탱글' 팥빙수도 인기


와인만큼이나 향과 맛이 다양하지만 저렴해 대중적인 커피는 외려 각 원두의 맛을 정확하게 느껴보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이 원산지를 밝히지 않은 원두를 섞어 진하게 볶아 에스프레소 기계로 뽑을 뿐이다.

커피에 별 맛을 못느끼고 그냥 '쓸' 뿐이라면 화서역 근처 먹자거리에 자리한 카페 어니스트(CAFE HONEST)를 다녀오길 권한다. 이곳에 오면 에스프레소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깨닫고, 지금까지 우리가 어떤 커피를 마시고 있던 것인지 궁금해진다.

어니스트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면 에티오피아와 라틴아메리카 원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평범한 커피숍처럼 에스프레소 기계로 뽑아내는데도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블렌딩은 향이 풍부하고 약간 신맛이 나는데 비해 라틴블렌딩은 고소한 맛이 강하다. 에스프레소 기계로 뽑는 커피맛은 모두 같은 줄 알았는데 차이가 놀랍다.

이형금 대표는 "원두를 중간정도만 볶아 원두 본연의 향과 맛을 살리는 것이 차이를 만드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원두가 다르다'는 느낌은 예가체프를 마시면서 확신했다. 핸드드립으로 뽑아낸 예가체프에서는 손에 들린 빨간 잔 만큼이나 진한 체리향이 넘어왔다. 예가체프는 부드러운 신맛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이 원두를 유명하게 한 꽃향기를 내는 핸드드립은 흔치 않다.

도대체 커피를 어떻게 요리하는 걸까. 이 대표는 "11개국의 커피를 5차례 이상 심사해 골라낸 온두라스, 브룬디, 르완다 C.O.E(cup of excellence)를 들여오고, 생두 생산 농장을 가려가며 원두를 구입하는 등 원재료 선정과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카페의 또다른 자랑거리인 옛날 팥빙수에 들어가는 팥 역시 이 대표의 손에서만 쒀진다. 남의 손에 맡기면 팥 알갱이가 너무 으스러지는 등 '오류'가 나기 때문이란다.

"카페 이름 '어니스트'처럼 정직한 음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이 대표는 "한잔의 커피에 재료에 대한 연구와 섬세한 손길이 가득 담긴 만큼 손님들이 이곳에서 행복하길 바란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주소: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679의6, (031)269-8077

/권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