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지 일간지 '더 내셔널'은 사우디의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는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연간 160억 달러(약 16조3천500억원) 규모의 성지순례와 같은 종교 관련 관광산업에 대한 충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BofAML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단기적으로는 사우디의 거시 경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메르스 확산이 가져올 잠재적인 부정적 충격의 대부분은 소비와 관광, 특히 종교 관광 관련 서비스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 순례를 위해 매년 수백만명의 이슬람 신자들이 사우디를 찾고 있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메르스 확산 우려 등의 이유로 이슬람력 12월의'하지'(Hajj) 성지순례 인원을 기존의 320만 명에서 200만 명 정도로 줄였다.

장-미셸 살리바 BofAML 연구원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는 최근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 일제 단속을 비롯한 노동시장 개혁의 여파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더욱 냉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중국 정부 역시 2003년 아시아에서 발생해 전 세계에서 8천273명이 감염돼 775명이 숨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로 같은 해 GDP의 0.8%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전날에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로 1명이 숨지고 감염 환자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2년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사우디에서 확인된 메르스 감염 환자는 모두 531명이며 이 가운데 169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