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차진 한우
밥도둑 양념게장 극찬
점심시간 2만3천원


수원은 맛있기로 소문난 갈빗집이 많다. 과거부터 수원은 한양 초입(初入)으로 모든 물건이 모여들었고, 그 중에서도 수원 우시장은 '상품(上品) 소'만을 취급해 갈비가 발달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수원 시내에는 갈빗집 수십여곳이 즐비, 마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한다. 언뜻 보기에 수원 갈비의 승자는 두 곳 정도로 압축되는 듯한데 양대산맥인 '가보정'과 '본수원갈비'가 바로 그곳이다.

하지만 사실 이들 보다 더욱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수원 갈비의 진정한 패자(覇子)는 바로 원천동에 위치한 '삼부자 갈비'다. 삼부자 갈비는 수원 갈비의 원조격인 '화춘옥'을 운영했던 고(故) 김정애 선생이 남문 갈비 골목에서 이전 지난 1984년 세웠다.

삼부자 갈비의 고기를 한 점 맛보면 원조의 명맥이 이어져왔음을 확신할 수 있다. 입에 넣는 순간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삼부자 갈비의 한우 맛은 전통과 명성 그대로다.

그렇다면 삼부자 갈비 맛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별다른 양념없이 소금만 찍어먹는 수원 갈비의 특성상 좋은 고기가 맛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삼부자 갈비는 1+등급의 한우를 선택했다. 다소 느끼한 맛이 있는 1++ 등급 한우는 배제하고, 더 담백하고 차진 1+ 등급만을 고집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갈빗집에서는 갈비 맛보다는 밑반찬의 개수로 승부하는 추세다. 삼부자 갈비에서는 단 9첩만 준비되는데 핵심들만 모두 모아놨다. 특히 갈빗상의 안방마님 격인 양념게장은 게장 전문점을 뛰어넘는다는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양념게장만 서너접시를 뚝딱 해치우는 손님도 많다.

1인분 4만~5만원 선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로 시간도 넉넉하다. 한우는 2만3천원, 미국산은 1만9천원에 즐길 수 있다.

손님 김호섭(27)씨는 "동료들과 거한(?) 점심식사를 하기에 제격"이라며 "모임이 있을 때에도 항상 삼부자 갈비를 찾는다"고 말했다.

3층짜리 본관과 마당을 두고 떨어진 별관에는 모두 254석이 완비됐다. 특히 본관 3층에는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이 마련돼 있으며, 4명부터 30명까지 단체손님을 맞이할 준비도 갖췄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별관을 이용하면 된다.

김재홍(50) 삼부자 갈비 대표는 "삼부자 갈비는 수원 갈비의 '정품(正品)'"이라며 "최상의 고기만을 손님들께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96의 1. 문의:(031)211-8959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