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습지보호구역(갯골) 인근에 조성된 골프장에서 갯벌로 날아든 골프공으로 인해 생태계 파괴(경인일보 6월 2일자 21면 보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야간개장을 하면서 설치한 조명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2일 시흥 솔트베이CC에 따르면 지난 2월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운영중이며, 5월 중순부터는 야간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조명기기 121개를 설치했다.

그러나 골프장에서 나오는 강한 빛이 인근 생태공원과 농경지(11만6천여㎡) 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업전문가들은 야간조명은 벼작물의 생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낮시간이 밤시간보다 짧아야 꽃이 피는 단일식물 벼와 콩은 야간에 조명을 하면 출수와 개화가 늦어지고 등숙불량 및 결실불량으로 수량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환경단체 등은 골프장의 위치를 고려, 조건부 사용승인 등 생태계 보호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농민은 "몇몇의 골프인을 위해 야간에 조명을 켜놓고 영업하는 것도 문제이나 더욱 큰 문제는 생태계, 특히 농사에 차질이 예상된다니 말도 안 된다"며 "시흥시와 골프장측은 예상되는 피해를 조사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한 관계자는 "조명의 빛은 벼와 콩에 치명적이다"며 "개화기 6월부터 수확기까지 조명을 제한해야 피해가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조명시설을 허가한 시와 골프장측 관계자는 "조명시설이 기준에 맞게 설치됐고, 농사차질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시흥/김영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