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조던 아예우(소쇼)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4로 대패했다.
홍 감독은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는데 중점을 뒀지만, 정작 이날 전반에 터진 2골 모두는 가나의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11분에는 수비 지역에서 김창수의 백패스가 끊기면서 실점으로 이어졌고, 43분에는 중앙 지역에서 곽태휘가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알 아인)에게 공을 빼앗긴 뒤 심판의 반칙 판정을 기다렸으나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기안은 그대로 한국 진영을 돌파, 득점에 성공했다.

홍 감독은 후반 들어 곽태휘를 홍정호로, 김창수를 이용으로 교체하면서 수비 전열을 가다듬고 경기에 임했지만 실점 행진은 계속됐다.
후반 8분 페널티지역 앞에서 수비가 주춤하는 틈을 타 아예우가 자신의 두 번째골을 터뜨렸다. 아예우는 경기 종료 직전 오른쪽에서 올라온 낮은 패스를 그대로 발을 갖다돼 쐐기골을 꽂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왼쪽 날개 손흥민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빠른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를 선보였을 뿐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을 좋지 못했다.
공간을 찾아들어 가는 손흥민에게 제대로 공이 연결되지 않았고, 손흥민이 드리블해 들어갈 때 주변에 패스를 받아줄 동료가 없어 이렇다할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선수들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주춤거렸고, 상대의 빠른 몸놀림에 번번히 패스가 끊겼다.

전반 40분 측면을 돌파한 손흥민이 개인기로 수비를 제치고 날린 오른발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온 모습이 한국이 만들어낸 가장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반면 가나는 공을 잡았을 때 효율적이고 파괴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4골을 만들어냈다. 공 주변에 순간적으로 많은 선수가 밀집하면서 수적 우위를 만들어내 한국 선수를 고립시키는 식이었다. 또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습을 마무리하는 골 결정력 역시 한국과는 수준이 달랐다.
이래저래 한국 축구 대표팀의 사기가 꺾인 평가전이었다. 홍명보호가 남은 기간 사기를 끌어올리는 한편 선수들의 체력과 조직력이 살아날 지 걱정이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