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동부 디얄라주 일부를 차지하며 수도 바그다드의 턱밑까지 도달하면서 내전 위기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12일 밤(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군이 포기하고 도주한 디얄라주의 사디야, 자라우라 등 2개 도시로 진격해 이 지역 일부를 장악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 외신이 전했다.
ISIL은 디얄라주 히므린 산악 지대의 여러 마을도 손에 넣었다고 이라크 보안 소식통은 밝혔다.
이에 따라 ISIL은 바그다드 북부에 이어 동부 지역까지 차지하며 사실상 바그다드를 포위하려는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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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내전 위기.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이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장악되자 12일(현지시간) 수많은 주민들이 서둘러 모술을 탈출하고 있다. 이들은 바그다드 북쪽 350km 지점의 쿠르드 자치지역 아르빌로 향했다. /AP=연합뉴스 |
이라크 정부군은 무크다디야 인근에서 사디야, 자라우라를 향해 대포를 쏘는 한편 지역 주민의 피신을 돕고 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도 자라우라에 있는 소속 정당을 보호하려고 군대를 파견했지만 ISIL과 직접적 교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SIL은 지난 10일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이튿날 사담 후세인의 고향이 티크리트까지 수중에 넣으며 남진을 계속하고 있다.
쿠르드자치정부는 ISIL의 진격으로 생긴 권력 공백을 틈타 이라크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놓고 다투던 키르쿠크 지역을 장악하는 등 이라크 내 복잡한 내전 양상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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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내전 위기. 이라크 서북부를 장악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남진을 계속하는 가운데 북부의 쿠르드자치정부(KRG) 군이 12일(현지시간)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놓고 다투던 유전지대 키르쿠크를 점령, 외곽을 경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석유가 풍부한 키르쿠크 지역은 쿠르드인과 아랍인, 투르크멘인 등 민족 간 대립 격화 가능성이 커 이라크의 '새로운 화약고'로도 불리고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에서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이 위협받을 때는 군사행동을 취할 준비가돼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원 또는 행동 계획은 밝히지 않았으나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