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가 이라크 사태에 대한 불안감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전환으로 1% 넘게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80포인트(1.03%) 내린 1,990.85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6.10포인트(0.30%) 하락한 2,005.55로 시작해 외국인과 기관의 거센 매도세로 인해 1,900선까지 밀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은 장 초반부터 '팔자'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 같은 코스피 지수 급락은 이라크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악재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라크 북부를 장악한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남쪽으로 세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어 내전 위기감이 커졌다는 소식에 전날 미국과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불안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수를 아래쪽으로 끌어당겼다"며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이 같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 연구원은 "이라크 불안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영향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서 그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551억원을 순매도하며 21거래일 만에 방향을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13일부터 전날까지 3조4천842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를 견인해왔다. 이날 외국인의 '팔자' 전환에 코스피는 장 내내 맥을 못 췄다. 

기관도 85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3천598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저지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2천408억원 어치가 순매도됐다.

▲ 13일 코스피가 이라크 사태에 대한 불안감 등의 영향으로 1% 넘게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80 포인트(1.03%) 내린 1,990.85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업종별로는 대다수가 내렸다. 의료정밀(-4.39%), 전기가스업(-2.88%), 전기·전자(-2.44%), 건설업(-1.52%) 등이 많이 하락했다. 반면 기계(0.65%), 섬유·의복(0.26%), 비금속광물(0.15%) 등은 소폭 올랐다. 

대형주부터 소형주까지도 모두 내렸다. 대형주가 전날보다 1.20% 내리며 낙폭이 컸고, 중형주가 소형주도 각각 0.25%, 0.08%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상당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의 하락폭이 컸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26%나 떨어져 136만7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생명도 1.86% 하락했다. 

그간 지배구조 이슈와 함께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퍼 담았던 종목인 만큼 외국인이 '팔자'로 전환한 게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국전력(-2.96%), KB금융(-1.96%), 포스코(-1.54%), 신한지주(-1.42%), 네이버(-1.26%) 등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LG화학(0.36%), 현대중공업(0.27%) 정도만 소폭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0.20포인트(0.04%) 오른 536.34로 장을 마치며 5거래일째 상승세를 탔다. 

코넥스시장에서는 모두 18개 종목의 거래가 체결됐고, 거래대금은 2억9천792만원 수준이었다.

KRX금시장에 상장된 금은 1g당 410원 오른 4만1천860원에 거래됐다.

주요 아시아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93% 상승한 2,070.71로, 선전종합지수는 1.20% 뛰어오른 1,079.36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24.31포인트(0.83%) 상승한 15,097.84, 토픽스지수는 6.22포인트(0.50%) 오른 1,243.97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만 가권지수는 8.26포인트(0.09%) 하락한 9,196.39로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1원 오른 1,017.8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