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수급 대상 여부 따라 항목 분류
통반장 등 통해 주민에 배포 '전국 최초'
'복지 사각지대, 매뉴얼만 보세요'.
주민들이 직접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복지혜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복지서비스 매뉴얼'을 인천시 남동구가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
지원대상임에도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모녀'와 같은 사건이 남동구 지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초안이 마련된 이 매뉴얼에는 연령대, 기초생활보장·차상위 수급 대상 여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 항목이 분류돼 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매뉴얼의 목차만 보면 누구든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모든 복지서비스를 알 수 있고, 지원방법이나 문의 대상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 같은 매뉴얼을 개발한 주인공은 남동구 복지정책과 통합복지조사팀 소속 김진희(48·여·사진) 주무관. 김 주무관은 그동안 사회복지 업무를 하면서 자신이 지원대상인지도 제대로 몰라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보고 매뉴얼 제작을 시작했다.
각 동 주민센터 직원들조차도 민원인이 요구하는 것만 해줄 뿐, 각 주민이 받을 수 있는 복지혜택을 안내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 주무관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복지서비스뿐만 아니라 각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의 지원서비스도 스스로 발품을 팔아 취합했다.
남동구 주민들은 지원 기관에 관계없이 매뉴얼만 보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모든 복지서비스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남동구는 매뉴얼을 각 동 주민센터, 통·반장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김 주무관은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이 같은 체계적인 매뉴얼이 없어 각 주민에게 복지서비스를 안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송파 세모녀'도 이런 매뉴얼을 보고 자신이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뉴얼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