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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근호 교체 득점까지 성공
논란일던 정성룡도 맹활약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서 러시아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경기를 통해 대표팀은 침체됐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홍 감독이 준비했던 다양한 전술과 용병술은 이번 러시아 전에서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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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이 발표한 러시아와의 베스트 11은 튀니지와 가나 평가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전반부터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또 활동 반경이 넓은 이근호를 후반 조커로 투입해 박주영과 구자철, 손흥민을 대비한 러시아 선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이근호의 빠른 스피드와 활동성에 우왕좌왕하는 등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이근호의 날카로운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슈팅은 러시아 수비수들을 농락하기에 충분했다. 또 이근호에 이어 투입한 황석영과 김보경은 러시아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홍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모든 지도자가 승리를 위해 경기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홍 감독은 안전을 택했다. 그가 이렇게 발표한 것은 16강 진출을 위한 2·3차전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큰형 리더십
골키퍼 정성룡(수원 삼성)은 튀니지, 가나 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음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평가전에서 정성룡은 느린 반응 속도와 판단 실수 등을 수차례 노출했다.
이런 문제점으로 러시아 전 정성룡의 선발 기용은 어려울 듯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비롯해 풍부한 국제 경험을 쌓은 정성룡을 믿었다. 이에 정성룡은 이날 러시아의 유효슈팅 10개 중 9개를 막아내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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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 23분 이근호의 강력한 슈팅을 러시아의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잡다가 뒤로 놓쳐 실점하는 모습을 순서대로 찍은 사진. /연합뉴스 |
홍명보호는 지난해 11월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게다가 카펠로 감독은 전날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 이름을 잘 모른다. 한국 전력을 분석하지 않는다" 등의 무시하는 발언을 해 태극전사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카펠로 감독의 자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듣기에는 한국 사람의 이름이 어렵다"는 말로 대응하며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대신 선수들에게 냉정심을 요구했다.
이런 홍 감독의 처신에 선수들은 경기 내내 러시아의 골문을 위협했고, 이근호는 카펠로 감독이 보는 앞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브라질 쿠이아바/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