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한국시간) 한국과 러시아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나우 경기장은 이근호의 선제골과 함께 "꼬레아"를 외치는 함성이 울려퍼졌다.
전반 45분을 비롯해 이근호가 골을 넣기 전까지 70여분간 지루한 공방전을 벌였던 탓인지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국적과 응원하는 팀을 떠나 첫 번째 골의 주인공을 축하했다.
"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악마와 교민들의 응원 소리와 함께 브라질 축구팬들의 "꼬레아"라는 외침이 어우러져 마치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브라질 축구팬들의 한국 응원 문화에 대한 관심은 경기 전부터 시작됐다. 60여명으로 구성된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과 교민들이 함께 모여 경기장으로 향하자 브라질 축구팬들이 가세, 수백명으로 늘어났다.
또 경기장 입구에선 붉은악마가 한국에서 준비해 온 태극기와 다양한 응원 도구를 보여주자 사진을 찍으려는 브라질 축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브라질 축구팬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며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을 나타냈고, 7명의 소녀들은 응원단 앞에 태극기로 만든 치마와 티셔츠를 입고 한글로 '환영 브라질'이라고 적은 종이를 펼치며 한국 응원단을 반겼다.
경기장에서도 한국 응원단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한국 응원단의 "대~한민국"이라는 응원 구호를 따라하는가 하면 3천명 정도로 추산되는 러시아 축구팬들의 응원 소리가 커지면 '꼬레아'를 외치며 한국 대표팀을 도왔다.
붉은악마 응원단으로 방문한 조용준(57·평택)씨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무승부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줘 2일간 비행기를 타고 온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남은 두 경기에서 승리해 세월호 참사 등으로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힘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교민 이성환(48·상파울루)씨도 "브라질 사람들에게 한국이라는 국가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 특히 한국의 단체 응원 문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 응원이 이 곳에서도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전했다.
브라질 쿠이아바/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