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사장·이희재)은 지난 18일(수) '한국만화번역과 해외진출을 위한 전략 모색 토론회'가 성황리에 개최했다.
만화가를 비롯해 해외 만화전문 서비스업체, 학계전문가, 한국만화의 미래를 짊어질 부천대 만화&2D영상그래픽과 학생 등 총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번 토론회는 만화한류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한국만화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번역의 필요성과 만화 번역의 현황, 그리고 만화 한류를 위한 과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 1부에서는 만화 한류의 현재 상황과 번역의 필요성에 대해 산업계와 학계전문가들의 발제가 이루어졌다. <한국 만화의 해외 안착과 번역의 문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한상정 교수는 한국만화가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어떤 지점들을 정책적으로 집중해야 하는가를 지적했다.
이어 북미 최초 웹툰 포털 타파스틱을 개설한 타파스 미디어 이재은 PR 과장은 <불법번역 커뮤니티, 양성화 필요 이유는?>라는 주제로 불법 번역의 실태와 체계적인 번역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장은 "한국 웹툰은 많은 젊은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단순 텍스트 번역이 아닌,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젊은 감각을 살리면서 문화적 이해가 연계된 번역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불법번역 커뮤니티를 활용할 새로운 대안을 제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서 프랑스 문화 콘텐츠 전문 에이전시 씬틸로(Scintillo) 에드워드 마이어(Edouard Meier) 본부장은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만화 해외진출 가능성과 기회>를 경제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에서 논거를 밝혔다.
그리고 국내 최고의 번역 전문 기관 한국문학번역원 권세훈 본부장이 <한국문화 번역 현황 및 과제>를 통해 한국만화 번역이 가야할 길을 전해주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국만화의 성공적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일본만화가 자리 잡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일본만화와 차별화된 주제로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각 나라의 문화에 맞춘 번역과 해외 전문 출판사들의 전략적 활용, 정부의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만화 전문번역의 필요성과 변화된 매체 환경에 맞춘 한국만화 세계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자 및 패널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신과 함께>, <무한동력>, <짬> 등으로 유명한 인기 만화가 주호민 작가가 참여해 해외진출 경험을 통해 만화가가 직접적으로 느낀 번역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주호민 작가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작품을 번역했는데 주인공이 초등학생 수준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번역한 경우도 있었다"며 "단순한 번역에 대한 지원이 아닌 번역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는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일본 만화가 현지화하지 않은 채 해외에 진출하여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맞춤형 현지화가 꼭 만능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지적하며 진정한 만화한류를 위한 방향에 대해 역설했다.
오재록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근래 한국의 선진 웹툰 플랫폼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양질의 번역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만화계의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만화 번역의 질 향상과 전문성을 고취시키기 위한 발전적인 의견들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부천/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