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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일(9월 19일)이 코앞에 닥쳤지만, 각 분야별 준비상황은 무엇 하나 제대로 돼 있는 게 없다. 준공한 지 2개월이 다 되었지만 여전히 공사 중인 서구 주경기장의 6월 21일 모습은 아시안게임 준비가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잔디도 없고, 트랙도 여기저기 뜯겨 있다. 부실시공에 따른 보수 공사다. 그러나 땜질이 아닌 전면 재시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현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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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다이빙대 규격 보다 짧아 땜질 수리 '해프닝'
대회조직, 市·지원본부 등 삼원화 손발 안맞기 일쑤
개막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준비 상황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
이대로 가면 꼼짝없이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 4월 말 준공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여전히 이곳저곳이 공사판이다. 특히 주경기장의 핵심 시설인 육상 트랙은 부실시공으로 경기 한 번 하지 않고 다시 뜯어내야 할 판이다.
시공된 트랙을 눈으로 보면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대번에 최신 경기장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주경기장 관람석에는 가변석이 설치돼 있는데 강심장이 아니면 도무지 앉을 엄두가 안 난다. 바닥을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맨 뒤 좌석은 아래 십여 m 바닥까지 허공에 떠 있는 형태다.
수영장 역시 다이빙대가 규격보다 짧게 시공된 사실을 최근에야 알고서 그냥 눈속임으로 이어 붙이는 촌극을 벌였다.
관람객 누구나 볼트로 연결해 덧붙인 자국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 경기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는 게 수영인들의 지적이다.
부실은 가장 기초적인 경기장 시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선수단이나 관광객들이 묵을 숙박 분야도 부실투성이다. 신축호텔의 경우 벌써 공사를 끝내고 방마다 환기를 시키는 여유기간을 가질 때이지만, 여러 호텔이 아직도 공사 중이다.
또한 호텔 주변에는 술을 마시거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없다. 도시 이미지 전파력이 강한 미디어 종사자들은 성인방송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뒷골목 모텔에 숙박해야 하는 처지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문제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속은 더 곪아 있다. 경기장은 공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각종 소송에 휘말려 있다.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것만도 수백억원 규모다.
대회를 준비하는 조직은 삼원화 되어 있다. 인천시에도 조직이 있고, 경기장 등을 건설하는 지원본부가 따로 있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인천시 등이 공동으로 꾸린 조직위원회도 있다.
이들 조직은 손발이 전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중앙에서 내려온 인사들은 마치 점령군처럼 인천시 조직을 깔보기 일쑤다. 인천 공무원들하고는 얘기도 하지 않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주일 전인 지난 16일 국회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회'에 준비상황을 보고하면서 해당 국회의원들에게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국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다.
조직위가 내세우는 가장 큰 개최 효과는 '대한민국 및 개최도시 인천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있다.
지금 당장 준비 상황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조직위의 바람과는 반대로 대한민국과 인천은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
이제 그 공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에게로 넘어갔다.
경인일보는 아시안게임 준비상황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각 분야별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6회에 걸쳐 긴급 점검한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