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공사가 한창인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센트럴파크호텔. 대회일 전 준공이 불가능한 이 호텔 건물 절반은 임시로 출입구를 막아 사용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 여전히 공사 중인 호텔을 외신 기자 등이 사용해야 하는 처지다. /임순석기자
선수단 머무를 호텔 공사중
주변 편의시설 없이 '잡초만'
미디어·선수촌도 완공안돼
자칫하면 국제적 망신 우려


인천아시안게임 각국 선수단, OCA 관계자, 미디어 분야 등 주요 인사들이 머물 숙소가 모두 부실투성이이다.

지난 20일 오후 5시께 인천 송도국제도시 '홀리데이 인 호텔'. NHK 등 주요 외신, OCA 관계자 등 200명이 묵을 이 호텔은 아시안게임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여전히 공사 중이다.

건물 1층에 들어서자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콘크리트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각종 공사자재가 쌓여 있었다. 객실 안은 벽지만 발라져 있을 뿐 마감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달 말까지 공사를 끝낼 것"이라는 이 곳 시행사 오케이센터개발의 말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까다로워진 준공검사 등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대회일까지 호텔이 준비를 마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호텔은 또한 아파트 공사장 한가운데 위치한다는 점도 문제다. 이 아파트 단지 공사는 입주시기를 맞추기 위해 대회 기간 중에도 공사가 계속된다.

호텔 주변 환경도 엉망이다. 공사차량이 오가면서 보도블록은 모두 깨져 있었고, 주변 유휴부지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호텔 주변에 편의시설도 갖춰지지 않아 마트나 음식점에 가려면 20분은 걸어야 했다.

이날 경인일보와 함께 아시안게임 숙소 점검에 나섰던 인천시 관계자는 "개막이 세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공사 중이라 걱정이다"며 "외신기자들이 숙소 주변을 촬영해 있는 그대로 방송해도 국제적 망신을 당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송도국제도시의 다른 아시안게임 협력 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 외신 관계자 200명이 숙박하는 송도센트럴파크호텔은 이날 호텔 사다리차를 동원해 여전히 건물 외벽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내부에서는 바닥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휘발성 물질 냄새가 심하게 났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런 냄새는 적어도 두달은 지나야 빠질 텐데 걱정이다"고 했다.

이 호텔은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아시안게임 기간 중 절반밖에 사용할 수 없다. 대회일 전 준공이 불가능한 호텔 건물 절반은 임시로 출입구를 막은 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준공될 예정이다. 절반은 여전히 공사 중인 호텔을 외신 기자 등이 사용해야 하는 처지다.

아시안게임 선수촌·미디어촌도 아시안게임 기간 중 '공사판'이기는 마찬가지. 당초 선수촌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인천구월 보금자리주택 B1블록에서는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아파트 공사가 계속된다.

23일 해당 아파트는 외부공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선수들과 외신 관계자는 바로 옆에 공사장을 두고 생활해야 한다.

선수촌 담당 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는 "암반이 나와 일정이 늦어지다 보니 B1블록을 선수촌에서 제외시켰다"며 "하지만 내년 3월로 입주 시기가 정해져 있는 상태라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공사가 불가피하다. 외장공사는 그 때까지 마무리하고 내부 공사를 한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숙소 담당 조직위 관계자는 "오늘(23일)도 걱정이 돼 현장에 나가봤다. 공사가 많이 진행이 안 된 상태이긴 하지만 호텔 측에서 공기를 맞출 수 있다고 하니 일단 지켜보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숙소가 준공 안 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지역 호텔을 찾는 등 대체 방안 마련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