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7천여실 중 운영인력용 1910실도 확보 안돼
유흥가 모텔·여관 비상대피로 창고로 전락 '위험'
일부업소 웃돈 요구… 관람객 홈스테이 의존할판


아시안게임 필수 참가자들이 머물 숙소의 절대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공사판인 호텔에 모텔, 여관까지 동원해도 대회 운영 인력이 묵을 객실이 없다. ┃표 참조

인천시에 따르면 아시안게임에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할 숙소는 모두 7천135실. 이 가운데 호텔은 2천775실인데, 이 중 1천742실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대회일 이전에 준공을 받지 못하는 숙소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선수단 임원진 등 48명이 머물 예정이었던 계양구 작전동 카리스호텔은 절대 공기 부족으로 최근 아시안게임 숙소로 활용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OCA 관계자나 외신 대다수가 대회일 전에 인천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준공되는 호텔이 없으면 심각한 숙소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모든 호텔이 대회일 전 공사를 마친다고 해도 4천360개 객실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가운데 외신기자 등 미디어 관계자가 묵을 2천450개 객실은 모텔이나 여관으로 마련됐다.

이들 모텔 대부분은 유흥가에 위치해 있다 보니 안락함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0일 경인일보가 인천시, 한국관광공사, 인천도시공사와 함께 이들 업소에 대한 점검을 벌인 결과 대부분 모텔이 창문을 열어도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상당수 업소는 대피로를 창고로 활용하며 각종 물품을 쌓아 놓았다. 인천시 남구에 있는 한 아시안게임 협력 업소는 한국관광공사 우수숙박업소(굿스테이) 기준을 무시하고 '대실 2만원'이라는 현수막을 걸어 놨다. 연수구에 있는 모텔은 유선으로 성인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모텔의 객실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 각 경기별 대회운영 인력이 머무를 1천910개 객실은 대회가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숙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기존 4만원 수준의 숙박비를 7만원까지 올려 숙박업소를 구하고 있다. 이 같은 '웃돈'에도 일부 모텔이 10만원 이상의 숙박비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다.

아시안게임조직위 관계자는 "경기별로 운영요원 숙소를 구하고 있는데 아직 얼마나 구했는지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다. 그래도 90% 이상은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시청 주변이나 경기장 주변 도심지의 경우 숙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7만원으로 상한선을 정했는데 1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회 필수 참가 인력에 대한 숙소도 마련되지 않다 보니 관람객 숙소는 홈스테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신청 외국인이 적어 홈스테이가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족 단위로 찾는 관광객이 많고, 외국인들의 개인문화가 강하다는 점은 홈스테이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이유다. 실제로 인천시는 외교부를 통해 이달 초부터 홈스테이에 참여할 외국인을 모집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신청한 외국인은 8명에 불과하다. 인천시는 23일까지 4천663명(1만432명 수용) 홈스테이 가정을 모집해 놓은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9월까지 계속 외국인을 상대로 홍보하면 많은 외국인이 홈스테이를 이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숙소부족 문제에 대해 아시안게임조직위는 인천시 쪽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본부 호텔이나 VIP가 머무는 호텔은 조직위에서 직접 현장에 나가 챙기고 있다"며 "관람객이나 모텔에 대한 부분을 조직위에서 신경쓰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인천시에 모텔 점검을 요청했고, 관람객용 숙소도 인천시에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