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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트랙 재시공 불가피
짧은 다이빙대 이어붙여
2개 겹치기도 '사고 위험'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장도 곳곳이 부실투성이다. ┃관련기사 3면
지난 21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이곳에 깔린 푸른색 육상트랙은 경기를 한 번도 치르지 않았는데 얼룩덜룩 했다. 육상 트랙은 구간 별로 색깔이 바랬고, 검게 변한 곳도 있었다.
육상트랙은 '롤시트'로 시공됐는데 각 롤시트가 접하는 부분에는 검은색 본드 자국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본드로도 바닥에 제대로 부착이 안 돼 롤시트 곳곳이 들떠 있었다. 롤시트 접합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물기가 삐져나왔다.
롤시트 사이에 틈이 벌어진 곳도 있었다. '스파이크'를 신고 달리는 육상 선수들이 이 곳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주경기장 육상트랙 사진을 본 한 육상인은 "이런 곳에서 달리기는 어렵다"며 "트랙이 평평해야 하는데 곳곳이 튀어나와 있고, 틈이 벌어져 선수가 제대로 뛰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구 주경기장 육상 트랙은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해 보였다.
지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는 대구시 관계자는 "대회가 석 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공사중이라니 믿을 수 없다. 대구는 대회 4개월 전에 국제공인까지 모두 마쳤었다"며 "국제공인도 받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곳곳에 얼룩이 있는 부분에 대해 감리단에 확인을 지시했다"며 "본드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 지금도 주사기를 이용해 본드를 주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들뜸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경기장 전광판 뒤에 설치된 성화대 기단은 창고로 써야 하는 처지다. 아시안게임조직위에서 인천시가 이미 설치한 기단을 쓸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단을 만들었는데 조직위에서 기단이 자신들이 올릴 부분보다 작다고 해 다시 만들기 위해 설계용역을 줬다"며 "기존에 만든 기단은 창고로라도 쓸 것이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아직까지 성화대 설치에 필요한 예산도 책정해 놓지 않아 제 기간 내 성화대가 설치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는 다이빙대가 큰 문제다. 인천시는 콘크리트 재질 2개 다이빙대의 길이가 짧다는 지적이 나오자 스테인리스 자재를 이어 붙였다. 한 다이빙대에 전혀 다른 자재가 사용되면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이빙대 중에는 서로 겹쳐 있는 곳도 있어 연습 중 사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콘크리트 다이빙대 옆에 '스핀보드'가 추가로 설치되면서 기존 다이빙대 위치가 옮겨졌고, 2개 다이빙대가 겹치는 지금의 기이한 모습이 나오게 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TD(아시안게임 기술대표)의 요구에 따라 이뤄진 일이다. 이쪽과 재질 등에 대해 모두 협의를 했다"며 "당초 설계자인 건축업체도 구조상 이상이 없다고 했다. 국제수영연맹(FINA) 규정을 모두 지켰고, TD가 다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