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노인인력개발센터 장윤경(왼쪽) 대리와 정미덕 과장.
인천 4곳 개관 무료관람 2만1천명 훌쩍
영사기·홍보 등 담당 30명 '제2의 인생'
수시로 안과 진료… 안전교육도 계획

인천에는 노인만을 위한 영화상영관이 4곳이 있다. 25일로 영화상영 도합 100회를 맞은 이들 상영관에서 영화를 관람한 노인은 2만1천명을 넘어선다.

상영관은 노인들을 위해 디지털 방식을 지양하고 35㎜ 필름 방식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등 '노인 맞춤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상영관의 이름은 시니어 키노(Senior Kino).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인천시 노인인력개발센터 장윤경 대리는 "그동안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르신들의 여가 생활에 대한 사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문화활동비나 체험활동비가 제한적인데 어르신들의 문화적 욕구는 강했다"며 사업 시작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시니어 키노 제1상영관이 노인종합문화회관에 문을 연 것은 지난해 4월 12일. 이후 매주 목요일 영화 강의와 상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같은 달 22일 부평구 민방위교육장에 마련된 제2상영관은 매월 둘째·넷째 주 월요일에, 중구 한중문화관 3상영관은 지난해 11월 개관해 첫째·셋째 주 화요일에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계양문화회관에 제4상영관이 문을 열고 매월 넷째 주 수요일 노인들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화 관람은 무료다.

장 대리는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영화를 상영해 호응이 높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해 영화를 선정하기도 한다"며 "단순히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전문가가 나와 영화 강의도 하고, 어르신 동아리 공연도 하다 보니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니어 키노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과거 동인천의 대표적 영화관인 '미림극장'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영사기사 조점용(69)씨도 시니어 키노 덕분에 다시 영사기사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방식 영화관이 많다 보니 조씨가 근무할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조씨 외에도 60세 이상 노인 30명은 관람객 안내, 스크린 설치, 홍보, 편집 등의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영화관에서 노인들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의료 사각지대인 노인들을 위해 무료 안과 진료 등이 영화관에서 수시로 이뤄진다.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는 안전사고에 취약한 노인들을 위해 상영관에서 안전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상영관이 노인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에 안전까지 책임지게 된 것이다.

장 대리는 "서구지역 노인분들도 상영관을 마련해 달라고 해 다음달 연희문화센터에 제5상영관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는데 어르신들이 안전에 가장 취약해 대피 방법 등을 알리는 안전교육도 하려고 한다. 상영관이 앞으로도 어르신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