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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방식 '조잡' 쉽게 고장… 다리 떨림까지 전달돼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시설 중 '회전식 관람석'을 특색 있는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회전식 관람석이란 스포츠 경기가 아닌 무대 행사를 관람할 때 의자를 무대 방향으로 45도 틀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을 말한다. 인천시는 이 시스템을 A업체와 공동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그리고 이를 강화, 계양, 남동, 선학, 송림 등 5개 실내체육관에 설치했다. 당연히 특허를 가진 A업체가 의자 납품을 독점했다. 인천시는 회전식 관람석 개발의 기본 방향을 편리성, 안전성, 경제성 등 3가지에 있다고 내세웠다.
과연 이 회전식 관람석이 편리하고 안전하고 경제적일까. 25일 오후 2시께 선학체육관을 찾았다. 남쪽 스탠드는 의자와 의자를 연결해 주는 볼트와 너트가 빠진 의자도 꽤 되는 등 벌써부터 고장이 나 있었다.
그나마 성한 북쪽 스탠드에 설치된 회전식 관람석 가동을 부탁했다. 관리인들도 어떻게 가동하는지 잘 몰라 한참을 부산을 떤 뒤에야 의자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즉각 드러났다. 우선 덩치가 큰 사람이 나란히 앉아서 구경하기는 어려웠다. 정면을 향해 있다가 방향이 틀어지면서 앉은 사람끼리 부딪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시스템은 1개 층에 나란히 놓인 13개나 14개의 의자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인데 옆자리와의 간격이 고작 2.5㎝에 불과하다 보니 45도 방향이 바뀌면서 간극 없이 맞붙게 된 것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조잡했다. 의자를 연결해 주는 것이 조잡해 고장나기 십상이었고, 옆 사람이 다리를 흔든다든지 조금 심하게 움직이면 그 떨림이 나란히 앉은 13~14명의 사람들에게 까지 전달될 수밖에 없다.
선학체육관을 나서면서 느낀 것은 '이것을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스탠드를 말 그대로 계단식으로 단순하게 하고, 앉는 부분은 나무로 까는 것이 훨씬 나아 보였다. 그러면 이처럼 요란스럽게 의자를 설치하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지원본부가 5개 경기장에 설치한 회전식 관람석은 총 1만1천여 개이고, 총 계약금액은 18억원가량 된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