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수비 공격수' 오명에 논란
리더 구자철 '원팀' 만들기 의구심
이근호·김신욱 국내파 활약에 희망
러시아와 무승부후 새전략도 없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2014 브라질월드컵 도전기가 조별 리그에서 멈췄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대표팀이 받아든 성적표는 1무2패.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목표를 갖고 도전했던 대표팀의 성적표 치고는 초라하다. 지난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뤘던 모습과 비교했을 때 홍명보호의 성적표에 아쉬움이 남는다.

#'원팀'이 되지못한 대표팀

이번 대표팀 23명의 엔트리 중 K리그 소속 선수는 4명에 불과하다. 19명은 해외리그 클럽팀에 소속된 선수들이다. 대표팀을 구성하며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하고 있는 선수만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홍 감독은 원톱 공격수로 소속팀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던 박주영(아스널)을 선택하며 논란이 일었다. 홍 감독이 자신이 내세웠던 원칙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종 엔트리 23명 중 15명은 2012런던올림픽때 동메달을 만들 당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홍 감독이 야심차게 선발했던 박주영은 1·2차전에서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수비형 공격수'라는 치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주장 구자철은 리더로서 홍 감독이 부르짖었던 '원팀'을 만들었는지 의구심을 품게 하고 있다. 김영권과 홍정호로 이뤄진 센터백 듀오는 수비력에 의문을 품게 했고 윤석영·김보경·지동원 등도 기량에 대해 재평가를 받고 있다.

대신 홍명보의 아이들과는 거리가 먼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톱클래스 선수로서의 기량을 뽐내며 제2의 박지성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또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근호, 장신 스트라이커로서의 기량을 뽐낸 김신욱, 3차전에서는 부진했지만 1·2차전에서 오른쪽을 든든히 지킨 이청용 등은 대표팀내에서의 비주류의 설움을 만회하며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러시아전 실패 후 보여주지 못했던 전략 부재

홍명보 감독은 최종 엔트리 발표후 파주NFC에서 진행된 소집 훈련부터 미국 마이애미 훈련까지 철저하게 러시아전을 대비해 선수들을 준비시켰다.

박주영을 비롯해, 2선 공격수로 배치된 손흥민-구자철-이청용 등 1차전과 2차전에서 선발로 기용한 선수들을 국내에서부터 미국 전지훈련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며 러시아전 전술 훈련을 시켰다.

러시아전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경우 알제리전을 위한 준비, 그리고 벨기에와의 경기를 대비한 전술 준비는 미국 마이애미에서는 진행되지 않았다.

플랜 A였던 러시아전 승리 달성이 실패한 후 새로운 전술을 선수단에 녹아들게 하지 못했고 결국 알제리와의 2차전도 러시아전에서 뛰었던 선수와 전술을 그대로 활용했다.

결국 러시아전 실패 후 새로운 전술이 준비되어 있지 못한 대표팀은 알제리와 벨기에에 새로운 전술로 대응하지 못해 철저히 공략당하며 무승부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브라질 상파울루/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