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3일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에 대해 발표한다. 협회가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하게 된 것은 팬들의 경질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협회는 3일 오전 10시 서울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허정무 협회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앞서 협회 관계자는 "감독이 직접 의사를 밝히기 전 협회가 나서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면서 "집행부 회의를 열어 서둘러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행부 회의에선 2가지 방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첫째는 홍 감독의 임기를 2015년 아시안컵까지 보장하는 안이며, 둘째는 해임하는 안이다.

그러나 선수 선발 과정에서 나타난 잡음과 월드컵 본선에서 전술적 실패의 책임 등에 대한 여론이 형성돼 있어 홍 감독을 해임하자는 안에 무게감이 실린다. 다만 홍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사실을 고려해 한 차례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무2패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12분 동안 3골을 내주고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10명을 상대로 패배하는 등 내용도 좋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졸전의 원인으로 홍 감독의 전술 실패를 꼽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월드컵 준비 기간에 사령탑을 3명씩이나 바꾼 협회 행정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협회는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조광래 감독을 선임한 뒤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최강희 감독을 선임했다.

대표팀을 떠맡은 최 감독은 본선 진출만을 목표로 삼아 최종예선 때까지만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후 협회는 본선 1년을 앞두고 홍 감독을 선임했고, 그는 초라한 성적으로 귀국해 축구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