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질환 중 하나인 당뇨병은 꾸준하게 관리하면 정상인에 못지않은 생활이 가능한 질환으로 꼽힌다. 사진은 의사가 당뇨병 관리방법에 대한 설명을 환자에게 하는 모습. /가천대 길병원 제공
고혈압 경험률·사망률 해마다 증가
당뇨병 등 질병 예방·치료에 무관심
치주질환 79만명 관절염 28만명 진료

만성질환 예방 식습관 개선 최우선
규칙적 운동·절주·금연도 필수요소
걷기 실천 등 건강 관리 인구 늘어나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의 공통적인 바람이다. 하지만 '생활습관병'이라고도 불리는 당뇨병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은 이 같은 바람의 걸림돌이 되는 질병들이다.

■ 만성질환 많은 인천


인천은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특히 당뇨병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낸 '2012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인천의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21.2명(전국 평균 16.5명)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2012년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5년에도 10만명 당 29.6명(전국 24.2명)이 당뇨병으로 숨져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06년은 29.6명(전국 22.7명), 2008년 23.9명(전국 18.1명), 2009년 20.3명(전국 16.4명), 2011년 21명(전국 16.3명) 등으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섯 번이나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뇨병은 꾸준하게 관리하면 정상인에 못지않은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실명이나 신부전, 심혈관계 질환 등 합병증이 생겨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시민이 많다는 것은 각종 질병의 예방·치료에 무관심한 시민들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다는 게 지역의료계의 설명이다. 환자들이 당뇨에 대해 잘 모르고, 이렇다 보니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천은 고혈압 환자도 많은 편이다. 인천시민의 '고혈압 평생 의사 진단 경험률'은 20% 수준(2013년 기준)으로,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정이다. 특히 고혈압 진단 경험률은 지난 2009년 17.7%를 기록한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10.4명(2012년 기준) 수준으로, 고혈압은 인천지역 10대 사망 원인에 포함돼 있다. 2010년 9.6명, 2011년 10.1명 등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2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연보'를 보면, 당뇨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인천시민은 43만8천명에 이른다. 인천 남구의 인구수와 비슷한 수치다.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는 치주 질환으로는 79만명이, 관절염으로는 28만명이 각각 진료를 받았다.

■ 생활습관 개선·관리 중요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선 식습관을 개선하고 술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음식을 싱겁게 먹고, 과일이나 채소, 저지방식품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만성질환 예방·치료에 도움이 된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고혈압뿐 아니라 당뇨병 발병의 위험을 높인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땀이 날 정도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이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당뇨나 고혈압 발병 위험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연구 결과다.

금연도 주된 권장사항 중 하나다. 흡연은 각종 암을 비롯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

땀을 흘릴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고 절주와 금연하는 생활습관은 만성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필수요소인 것이다.

한 대학 연구진이 1992~1995년 일반검진을 받은 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과 피부양자(30세 이상) 약 130만명의 질병 정보를 2011년 말까지 20년 가까이 추적해 분석한 결과, 흡연으로 비롯된 당뇨와 고혈압 진료비는 각각 2천100억원, 1천650억원 규모에 달했다.

■ 높아지는 걷기 실천… 건강도시 인천 기대

인천시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인천지역 '현재 흡연율'은 24.5%(2013년도 기준)로,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이는 전국 평균 23.7%보다 0.8%포인트 높은 수치다.

'고위험 음주율'은 18.3% 수준으로, 특별·광역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고위험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술을 마신 사람 중 한 번의 술자리에서 맥주 5캔 이상을 1주일에 2회 이상 마시는 정도를 말한다.

비만율 역시 25.8% 수준으로 전국 평균(24.5%)에 비해 높다. 인천의 비만율은 지난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루에 20분 이상 1주일에 3일 이상 땀을 흘릴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하루 20분 넘게 1주일에 3일 이상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한 정도)은 19.6% 수준으로 전국 평균(20.5%)에 비해 낮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걷기 실천율'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걷기 실천율'은 1주일 중 1회 30분 이상 걷기를 5일 이상 실천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인천의 '걷기 실천율'은 전국 평균 40.2%보다 8.7%포인트 높은 48.9%에 달했다. 2012년에는 전국 평균보다 4.4%포인트 높은 46.7%를 기록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높아지는 걷기 실천율은 만성질환 예방 등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수치"라고 했다. 또 "시민의 건강 관리를 위해 더욱 노력해 '건강도시 인천'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