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이 세계 축구를 점령했다. 특히 독일은 역대 최초로 미주 대륙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유럽 국가가 되면서 세계 축구사의 역사를 새로 썼다.

독일은 14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연장전 끝에 1-0으로 꺾고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독일은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는 동안 18골을 터뜨렸고 5실점에 그치며 가장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완벽한 승리

독일의 이번 월드컵 성적은 7전 6승 1무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4-0으로 완파하면서 전차군단의 시동을 건 독일은 가나와 2-2로 비겨 잠시 주춤했으나 미국을 1-0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 복병 알제리를 만나 고전했으나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둔 독일은 프랑스와의 8강에서도 1-0 신승을 거둬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이어 독일은 영원한 우승 후보인 주최국 브라질을 맞아 전반에만 5골을 퍼부은 끝에 7-1 압승을 거두며 브라질을 도탄에 빠뜨렸고, 주최 대륙 국가 우승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아르헨티나를 맞아 연장 후반 8분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세계 축구의 1인자 부상

이번 우승으로 독일은 남미의 브라질, 유럽의 이탈리아에 밀려 2인자에 머물렀던 이미지를 탈피했다. 통산 5회로 최다 우승팀 브라질을 눈앞까지 추격했고, 이탈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결승 진출 횟수는 통산 8번째로 브라질(7차례)을 제치고 단독 1위가 됐으며, 본선 통산 득점에서도 224골로 브라질(221골)을 제쳤다.

아울러 조별리그 1차전에서 본선 통산 100경기를 달성, 세계 최초로 '센추리클럽'의 시대를 열었다.

#세계 흐름을 파악한 압박·역습 능력

이번 월드컵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대회 초반부터 몰락하면서 충격을 준 동시에 콜롬비아, 칠레, 코스타리카 등이 돌풍을 일으켰다. 이런 변혁의 바람속에서도 독일은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극복했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힘, 높이, 체력을 강조하던 기존의 선 굵은 독일 축구에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합하면서 더 섬세하고 강한 팀을 만들었다.

특히 체력을 앞세운 강력한 전진 압박, 속도를 강조한 빠른 역습에 스페인 축구의 장점인 높은 점유율과 섬세한 패싱을 가미하면서 당대 최강의 팀을 완성했다.

물론 자국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고공행진도 큰 역할을 했다. 독일의 전성기는 2012~20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두 분데스리가 클럽이 격돌했던 때부터 예견됐다.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4강과 8강까지오르면서 강세를 유지했다. 독일 대표팀 23명 중 17명이 분데스리가 출신이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