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절도범을 붙잡아 조사하던 중 딱한 사정을 알게 된 형사의 도움으로 남은 가족들의 생계가 보장되게 됐다.

평택경찰서 소속 김준환(29) 형사는 최근 생활고를 못 이겨 지나가던 여성의 핸드백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박모(26)씨를 조사하던 중 박씨가 임신중독에 걸린 아내와 장애를 가진 아이 등 2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조사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충동적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자신보다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박씨의 부인은 임신중독 증상으로 치료를 계속 받고 있었고, 어린 아이들 중 1명도 심장발달 미숙아로 태어나 현재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있었다.

이에 김 형사는 박씨의 가족에게 도움을 주고자 휴일도 반납한 채 복지제도 등 관련 법률을 검토하면서 행정기관들을 쫓아다닌 끝에 평택시의 도움을 받아 기초수급 신청은 물론 월 80만원에 달하는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평택경찰서는 김 형사가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닌다는 소식을 접하고, 긴급복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에 발송해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는 데 일조했다.

김 형사는 "평택경찰서 소속 형사들이라면 누구라도 이렇게 했을 것"이라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평택/김종호·민웅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