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회식날 국화축제와 겹쳐
수도권매립지 일대 6천면
뒤늦게 '주차불가' 드러나
市 "車2부제 괜찮아" 안일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사용하려던 주경기장 일대 1만5천대 규모의 임시 주차장 40%가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을 불과 두 달 남긴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괜찮을 것 같다"는 말만 반복하며 교통대란 우려(경인일보 7월 16일자 23면 보도)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가 17일 발표한 '인천아시안게임 특별교통대책 수립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시는 오는 9월 19일과 10월 4일 서구 주경기장에서 각각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관람객을 위해 수도권매립지 드림파크 등 6곳에 차량 1만5천대가 주차할 수 있는 임시 주차장을 조성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개·폐회식 당일 주경기장 주차수요를 1만~1만2천대로 잠정 예측하고, 가용부지를 최대한 확보해 임시 주차장을 마련했다. 또 정확한 교통수요 예측과 교통대책을 위한 특별교통대책 용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시가 확보하고 있다는 임시 주차장 1만5천면 가운데 수도권매립지 일대 주차장 6천면을 폐회식 당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특별교통대책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매년 개최하는 '드림파크 국화축제'가 아시안게임 폐회식 행사와 겹쳐 '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화축제에는 153만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교통수요 예측 결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은 각각 일반관람객만 4만6천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주차수요는 최소 7천88대에서 최대 9천225대에 그칠 것으로 수정했다. 당초 예상한 1만5천대의 주차수요와 수정한 주차수요 사이에 6천대 가량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시는 '승용차 2부제'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차이나는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경기장과 연결되는 대중교통 수단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에서 시가 승용차 이용 수치를 지나치게 낮게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할 경우 승용차 2부제만 믿고 수요를 따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승용차 2부제를 철저히 시행한다면 주차장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중순 이후 개·폐회식 입장권 판매실적에 따라 주차수요를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