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우 티옹 라이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18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말레이시아 여객기 MH 17편 피격사건이 발생하기 몇 시간 전에 여러 항공사 소속의 많은 항공편이 동일노선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격당한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조종사 역시 막판까지 항로를 바꾸라는 어떠한 지시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노선은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승인을 받은 안전 항로로 주변 국가들도 여객기 통과를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태평양항공협회 16개 항공사 가운데 15개사가 우크라이나 항로를 운항하고 있으며 유럽 항공사들도 같은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말레이시아항공도 ICAO가 우크라이나 항로를 안전항로로 인정한 데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운항에 걸림돌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ICAO의 공인 노선인 우크라이나 항로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고 직후 폐쇄됐다.
말레이시아 항공 역시 이번 여객기 피격사건과 관련해 유럽지역을 오가는 소속 항공편들의 항로를 변경했다.
이 항공사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유럽을 드나드는 모든 항공편이 통상적인 노선 대신에 대체 항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미국, 호주 등은 최근 가열되는 우크라이나 지역의 분쟁과 관련해 그동안 주변 항로를 이용하는 항공사들에 대해 노선 변경을 종용해왔다.
중국 민항총국(CAAC)은 자국 항공사들에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을 피해달라는 내용의 지침을 전달했으며, 호주 콴타스항공도 수개월 전에 우크라이나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나서 대체노선을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 상당수 국가도 항공업계에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 운항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 여객기 추락현장에서 18일(현지시간) 정오까지 모두 181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