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교황 프란치스코의 주례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은 미사 형태로 진행된다.

교황이 순교자의 땅을 직접 찾아 시복미사를 거행하는 아주 드문 일이다. 보통은 교황청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신해 바티칸에서 주례한다.

이번 시복식은 한국 가톨릭교회가 사상 처음으로 자력으로 추진한 시복 작업의 성과라는 의미도 있다.

미사가 시작되면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주교단이 중앙통로로 줄지어 입장한다. 교황과 공동 집전자인 염수정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제대 앞에서 성호를 긋고 죄를 반성하는 참회 예식과 자비송을 바친 뒤 시복 예식에 들어간다.

순교자들을 복자로 선포하는 시복 예식은 시복미사의 핵심이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와 124위 순교자 시복을 위한 로마 주재 청원인으로 일해 온 김종수 신부가 한국 천주교를 대표해 시복 청원을 한다.

안 주교 등이 124위의 약전을 낭독하면 교황은 시복 선언을 한다.

시복 선언문은 "공경하올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라 부르고, 5월29일에 그분들의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124위 복자화(福者畵)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이 제막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복자화는 가톨릭 미술작가 김형주 화백의 작품으로 가로 3m, 세로 2m의 유화로 그려졌다.

시복 예식이 끝나면 통상적인 미사 순서대로 대영광송을 부르고 교황이 미사의 주제를 드러내는 본기도를 바친다.

성경을 읽고 신앙을 고백하는 '말씀 전례'에서는 구약성경, 신약성경, 복음서를 읽는다.

복음 낭독이 끝나면 교황의 메시지인 강론이 이어진다. 이날 강론은 124위 순교자의 삶과 죽음이 갖는 의미와 오늘날 신자들이 본받을 것에 관한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론을 마치면 가톨릭의 전통 기도인 사도신경을 바치며 신앙고백을 한 뒤 평화, 한국, 순교자들의 모범을 통한 복음화 등을 주제로 '신자들의 기도'(보편지향기도)를 올린다.

이어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고 예수의 몸을 나누는 성찬 전례를 갖는다. 이번 시복미사에서는 서울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면서 20년 동안 매일 첫 매상을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부해 온 바리스타 가족이 빵과 포도주를 예물로 바친다.

축성(祝聖), 경배에 이어 염 추기경이 라틴어로 '신앙의 신비여'를 노래하면 교황은 예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예식인 성체성사를 통해 하나됨을 기도한다.

영성체가 끝나면 교황과 염 추기경의 기도에 이어 교황이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복을 빌어주고 시복미사를 모두 마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