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인 청년 경찰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13일(현지시간) 시민 시위대와 경찰 간의 격렬한 충돌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쏜 저지탄이 뿌연 최루가스로 뒤덮인 공중을 날아가고 있다. /AP=연합뉴스
10대 흑인 총격사망 사건 이후 흑인 소요사태가 계속되는 미국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퍼거슨 시민들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건이 발생한 세인트루이스 교외를 중심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야간 통행금지는 16일 자정부터 17일 새벽 5시까지다.

세인트루이스의 위성도시 중 하나인 퍼거슨시는 세인트루이스 국제공항 동쪽에 인접해 있다.

닉슨 주지사는 "소수 집단이 범죄를 기도하고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의도로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법무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연방수사국(FBI) 요원 수십명이 직접 현장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닉슨 주지사는 어느 정도로 공권력을 동원해 통행금지를 시행할지, 통금이 적용되는 지역은 정확히 어디인지, 통금이 일회성인지 같은 구체적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닉슨 주지사가 비상사태와 통행금지를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에도 기자회견장 앞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총격을 가한 경관을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날 퍼거슨시 경찰은 희생자 마이클 브라운(18)에게 총을 쏜 경관이 대런 윌슨이라고 발표하면서, 브라운이 사망직전 상점에서 담배를 훔치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 TV화면을 공개했다.

경찰의 이 같은 절도 장면 공개는 유족을 비롯한 시위대의 강력한 반발을 부르며 다시금 소요사태를 격화시켰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세인트 루이스 교외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전날 밤늦게까지 충돌했고, 경찰은 진압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10대들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흑인들은 브라운이 절도한 장소로 알려진 '퍼거슨 마켓 앤 리커' 등을 비롯한 상점 여러 곳을 약탈했다.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나서 약탈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절도 장면 공개가 퍼거슨시 경찰의 독단적 판단에 의한 일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CNN은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연방 법무부나 현재 퍼거슨시의 치안을 담당하는 미주리주 고속도로순찰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퍼거슨시 경찰이 브라운의 절도 장면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유족과 인권운동 단체 등은 18일 퍼거슨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