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초등학교(교장·임형명)가 운영하고 있는 '신바람 한글교실'에 참여한 주민 이모(80·여)씨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 학교가 지난해부터 평생교육 일환으로 운영해 온 프로그램으로 학생은 70~80대 마을 어르신 10여명이다.
하루 세끼 해결이 어려웠던 시절 학교 문턱이 너무 높아 초등학교 담벼락에서 서러운 눈물을 훔쳐야 했던 이들은 지금 늦깎이 초등생이다.
지난 3월4일 첫 수업을 시작한 학교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주 3회 교육을 받는다.
비록 고령과 건강 탓에 6년 전과정은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그나마 한글을 쓰고 읽을 정도만 되면 만족스럽다.
또한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 자식자랑, 옆집소식 등을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시간은 이들에게 '즐거운 황혼 인생'인 셈이다.
게다가 학교는 한글교육뿐 아니라 음식만들기, 토털공예, 색종이접기, 건강 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방학을 맞아 프로그램이 잠시 멈추자 이들은 개학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주민 이씨는 "평생 글을 몰라 답답했는데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주름진 얼굴의 친구들을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임 교장은 "한 명도 빠짐없이 내년까지 모든 교육과정을 함께 마치기를 응원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