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素眼) 최성연(崔聖淵·1914~2000)은 1955년 동아일보 창간 35주년 기념 현상 문예작품 공모를 통해 등단한 인천 출신 시조시인이다.

최성연은 그해 12월 '은어'(서울신문사)라는 시조집을 내놓아 시조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시조집 '갈매기도 사라졌는데'(교육문화출판사)는 그로부터 33년이나 흐른 1988년에야 냈다. 최성연은 그사이 향토사 연구에 매진하면서도 시조의 끈은 한시도 놓지 않았다.

최성연의 시조에는 한국전쟁의 아픔이 절절하게 담겨 있고, 그의 소소한 일상도 생생하다.

인천의 개항 역사와 그와 더불어 들어선 서양식 건물을 소개한 '개항과 양관역정'(1959)은 언론인 고일(高逸)의 '인천석금'(仁川昔今·1955), 의학박사 신태범(愼兌範)의 '인천 한 세기'(1983)와 함께 인천 향토사 연구의 필독서로 꼽힌다. 최성연의 이미지는 향토사 연구자로 고착되어 왔다.

하지만 최성연의 시조를 연구한 학위 논문도 있기는 하다. 박창수의 '소안 최성연 시조 연구'(1999)다.

박창수(76·시조시인) 씨는 "논문을 준비하면서 여러 번 최성연 선생을 만났는데, 강직하고 선비 같은 분이었다"며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시조와 인천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실 때면 끝이 없었다"고 했다.

또 "꾸준히 시조를 쓰셨지만, 인천 향토사 연구에 애정이 더 깊었던 것 같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제자나 연구자가 없지 않나 싶다"고 했다.

최성연은 1914년 인천 중구 율목동에서 태어나 인천공립보통학교(창영초교)와 경성제2고보(경복고)를 나왔다. 평안북도 강계 영림서(산림청)에서 근무하다 광복 후 고향인 인천으로 돌아왔다.

동아일보 인천지사 사원, 청구사진문화사 대표, 인천시 촉탁 공보담당, 동방사진뉴스사 편집장,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시조작가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1985년에는 제1회 육당시조·시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