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없는 세상으로.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의 장례식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의 한 침례교회에서 엄수됐다. /AP=연합뉴스
 
2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백인 경관의 총에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의 장례식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의 한 침례교회에서 엄수됐다. 

이 자리에는 브라운의 유족과 친지, 지인을 비롯해 제시 잭슨 목사, 알 샤프턴 목사, 마틴 루터킹 3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 흑인 인권 운동에 앞장서 온 유명인과 흑인 공동체가 총출동해 마이클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위원회는 예배당에 들어가지 못한 조문객을 위해 예배당 근처 강당에 의자 1천개와 대형 TV를 마련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관리 3명을 보내 브라운을 추모했다. 

문상객들은 장례식에 앞서 흥겨운 음악과 율동으로 브라운의 넋을 달랬다. "장례식이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브라운 부친의 소망에 다라 이날 장례식은 경찰과 별다른 충돌 없이 치러졌다. 

장례식장 바깥에 있던 추모객들은 "정의 없이 평화는 없다" "대런 윌슨 경관이 감옥에 갈 때까지 시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브라운의 목숨을 뺴앗은 윌슨 경관의 조속한 처벌을 주장하기도 했다. 

샤프턴 목사는 "공정하고 편파적이지 않은 수사를 원한다"며 "경찰을 존경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경찰은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처벌론에 힘을 실었다. 

앞서 지난 9일 브라운은 퍼거슨시 외할머니 집 앞에서 윌슨의 총에 최소 6발 이상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브라운이 양손을 들고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따랐음에도 무참히 살해됐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화했다. 

브라운의 무고한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는 10일 밤부터 퍼거슨시 웨스트 플로리샌트 거리를 점거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경찰과 맞섰고, 경찰은 최루탄·섬광 수류탄으로 맞서면서 시위와 진압은 날이 갈수록 격해졌다. 

혼란을 틈타 일부 시위인원이 인근 상점을 터는 약탈이 발생하면서 소요 사태에 전국적인 우려가 일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사태가 악화되자 17일 퍼거슨시 일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18일에는 주 방위군까지 동원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의 분노를 가라앉힌 것은 연방정부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중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대에 진정을 호소한 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을 20일 퍼거슨으로 파견해 사태 해결에 나섰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법무장관인 홀더 장관이 브라운의 2차 부검을 지시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하면서 시위 양상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트 대배심이 윌슨 경관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자료 검토에 착수했지만 윌슨 경관을 옹호하는 '백인 시위대'가 세력을 확장하는 등 인종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