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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여래입상 군에서 체계적 관리
삼국시대 성곽 덕진산성 상태 양호
파주 민통선지역 마지막으로 취재
산성·고택·절터·서원·관방유적 등
6개월동안 도내 다양한 유물 재조명
경기도 돌봄사업 현장서 확인하기도
개인 소유 유산은 관리 소홀 아쉬워
지난 8월 1일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하 민통선)안에 있는 문화재를 취재하기 위해 파주지역을 찾았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기획시리즈 '문화재 영원을 꿈꾸다'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 조유전 원장, 김웅신 책임연구원, 문화재돌봄사업단 관계자들과 함께 한 이날 취재진이 만날 문화재는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의 지석묘(파주시 향토유적 제26호)와 파주시 군내면 읍내리의 석조여래입상(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9호)이었다.
먼저 하포리의 지석묘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야 했다. 지석묘가 민통선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하포리의 지석묘는 가로 240㎝, 세로 225㎝ 규모다. 바둑판식 지석묘로 추정되며 전체적으로 거북 형상을 하고 있다. 지석묘가 위치한 곳은 인근에 임진강이 흐르고 구릉지가 형성돼 있어 선사시대 때 이 일대가 선사인들의 생활 주거지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포리의 지석묘는 민통선내 군부대 인근 밭 한가운데에 펜스로 둘러처져 있었지만 취재진이 찾았을 당시 한여름이어서 무성한 넝쿨 등이 지석묘를 가리고 있어 지석묘를 찾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방문이 쉽지 않은 민통선내의 문화재 관리·보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대목이다.
이어 취재진은 읍내리의 석조여래입상을 찾아가려 했으나 석조여래입상이 위치해 있는 해당 부대와의 취재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민통선내 문화재 관리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석조여래입상은 군부대에서 관리대상으로 선정, 제를 지내는 등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군내면 장지리의 덕진산성(경기도 기념물 제218호)을 찾았다. 덕진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덕진산성은 임진강의 북안에 위치해 있으며 동쪽으로 초평도와 임진나루 일대, 남쪽으로는 수내나루와 문산읍 장산리 일대에 대한 조망이 매우 양호하다.
덕진산성은 임진강변에 위치해 있는 호로고루나 당포성, 은대리성, 무등리보루 등과 함께 임진강 북안에 설치된 주요 삼국시대 성곽이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아 외성을 확장·수축해 사용했다. 덕진산성은 현재 깔끔하게 정비돼 생태탐방코스로 개방되고 있다.

민통선내 파주 문화재 취재를 마지막으로 지난 3월부터 기획을 시작한 기획시리즈 '문화재 영원을 꿈꾸다'는 6개월여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한국의 11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남한산성을 시작으로 연천 고인돌, 용인과 안성의 고택, 여주 고달사지와 신륵사, 남양주 다산 유적지, 양주 회암사지, 평택·화성의 관방유적, 안성 칠장사와 죽주산성, 파주 자운서원과 파산서원, 북한산성 등 도내의 다양한 문화재들을 재조명해 왔다.
이들 문화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뿌듯함을, 때로는 아쉬움을 느꼈다. 정부와 각 지자체들의 문화재 복원·보존 노력에 힘입어 대부분의 문화재들이 잘 관리가 되고 있었지만 개인 소유인 일부 문화재의 경우는 문화재 관리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개인 재산이다 보니 보다 적극적인 문화재 관리 행정을 펼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재는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만큼 온전하게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한 유산이다. 숭례문 화재는 문화재 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줘 현재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문화재 관리·보존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문화재 돌봄 인력들은 도내에 산재한 문화재들을 수시로 찾아 배수로·수목 정비, 소화설비 점검 등 문화재 위해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일들을 수행하고 있다.
취재진은 연천 미수 허목 묘역과 용인이주국장군고택, 파주향교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기문화재단의 문화재 돌봄 사업단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해 문화재 돌봄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은 문화재들이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국보와 보물, 기념물, 사적 외에도 보존가치가 높은 수많은 비지정문화재들이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앞으로 이들 문화재를 어떻게 관리 보존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는 숙제다. 후손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얼이 담겨 있는 문화재들을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글=김신태기자
/ 사진=조형기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