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호텔이 있던 자리인 대불호텔 터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인천시는 28일 문화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인천시 중구가 심의 요청한 대불호텔 터 활용 계획에 대해 조건부 가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중구청이 제출한 대불호텔 터 활용 계획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대불호텔 원형과 가깝게 재현하라는 의미에서 10m로 제한된 고도 제한만 완화해줬다"며 "다만, 구에서 제출한 기본 계획에 충실한 재현이 가능하도록 건축물 설계를 해야한다는 의미에서 조건부 단서를 붙였다"고 말했다.

중구는 3층 규모인 대불호텔의 외형과 객실의 일부를 재현한 뒤 호텔 역사자료를 전시하는 등 전시관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기본 계획을 제출했다.

1층 바닥은 강화유리로 시공해 지하층에 있는 유구(건축물 기초 등 움직일 수 없는 잔존물)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반영한 실시설계를 내년초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관련 예산도 이미 의회의 승인을 확보했다. 실시설계에는 대불호텔 터 활용 계획을 수립하던 용역수행기관이 지난해말 발견한 1973년 4월 '공간' 지에 나온 '대불호텔 내부 실측 평면도'도 반영할 방침이다.

실시설계 과정에서는 근대건축 전공자와 문화계 인사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해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구는 내년말까지는 대불호텔의 외형을 재현한 건축물 공사를 마무리 짓고, 2016년 하반기에는 일반에 공개한다는 목표다.

인천발전연구원 김용하 박사는 "대불호텔은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최초로 커피가 소비됐다는 문헌도 있다"며 "대불호텔의 역사성을 살린 복원이 가능하다면 다시 복원해 개항장의 역사성을 이어갈 장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