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박성현기자 /아이클릭아트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나가고
일반 아파트 거래까지 꿈틀대고
주요 미착공 사업장은 다시 분양시장으로…

새 경제팀, LTV·DTI 완화 등 부동산·건설경기 활성화 비중
꿈쩍않던 거래 심리 '자극' 경기·인천 아파트 시장 상승세
추석이전 추가 발표… 전문가도 하반기 주택시장 긍정 전망


'대한민국, 부동산 르네상스를 맞이하는가'.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국가적 재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한민국은 마비상태나 다름없었다.

민간소비는 크게 위축됐고 대내외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의 확산으로 지난 2008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정부의 경제개혁 노력은 동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24일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은 꿈쩍도 않던 경제를 흔들기에 어느 정도 충분해 보였다.

일각에선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급급한 나머지 가계의 부채 증가를 부추기는 부동산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경제의 체질개선과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근본적인 대책부터 내놓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부동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일반 아파트 거래도 꿈틀거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던 아파트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거래량과 가격 등 대부분 지표가 일제히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직 일부 지역에 국한된 상황으로 회복 기운이 전국적으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이 길고 길었던 침체 터널을 벗어나려는 모습은 확실해 보인다.

정부가 내놓은 경제 정책이 부동산 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 게 사실이다.

실제로 주택 구입 조건이나 수요자의 심리가 개선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기존 주택의 매입이나 신규 분양시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변화가 눈에 띈다.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던 주요 미착공 사업장도 분양시장에 다시 뛰어들면서 하반기 분양물량이 14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이에대해 부동산·건설업계는 지난 6년간의 부동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르네상스'의 신호탄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핵심은 '부동산·건설 경기 활성화'

새 경제팀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은 부동산·건설 경기 활성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수요기반을 늘리고 공급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야 시장의 거래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우선 부동산 규제완화의 핵심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다. LTV는 현재 은행·보험(수도권 50∼70%, 기타 지역 60∼70%)과 비은행권(수도권 60∼85%, 기타 지역 70∼85%)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모든 금융권에 대해 70%를 적용키로 했다.

DTI는 은행·보험(서울 50%, 경기·인천 60%)과 비은행권(서울 50∼55%, 경기·인천 60∼65%) 간 차등 적용을 해소하고 수도권과 전 금융권에 60%를 적용한다.

주택구입 자금 지원도 대폭 늘렸다. 정부는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한 저금리 주택구입 자금 대출인 디딤돌대출의 공급을 늘리고 지원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현재까지 무주택자만 신청이 가능하지만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것을 조건으로 1주택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 부동산 대책 한 달, 약발 받는 수도권 시장

새 경제팀이 LTV·DTI 완화 등을 담은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이 지났다. 이후 연이은 후속조치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면서 그동안 꿈쩍않던 매매심리가 자극받고 있어 향후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이미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들어 18~23일 한 주간 아파트 매매시장은 신도시를 비롯한 경기·인천이 모두 0.04% 오르면서 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경기도내 지역별로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용인(0.09%)·의왕(0.09%)·과천(0.08%)·평택(0.07%)·광명(0.06%) 등이 오름세를 이어나갔다.

실제로 용인은 풍덕천동 일대 수지체육공원 및 신분당선 연장 수혜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동보4차, 상록7단지 등이 500만~1천만원 상승했다. 의왕은 대단지 중소형 면적이 매물 품귀 속에 강세를 나타냈다. 내손동 래미안에버하임이 500만~1천만원 올랐다.

신도시는 매매전환 수요 등에 따른 매수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판교(0.12%)·분당(0.07%)·평촌(0.04%)·중동(0.04%)·일산(0.02%) 순으로 올랐다.

이에대해 부동산114 김은진 연구원은 "정부가 추석 이전에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 방안 등 추가 규제완화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 도래와 함께 하반기 주택시장 회복 불씨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이성철기자